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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인수 가능성 높지만…대주주 적격성도 관건 [아시아나항공 M&A]그룹사 물망…'오너리스크' 변수 분석도

한희연 기자공개 2019-04-19 08:17:2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8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아직 매각주관사단도 선정되지 않은 지극히 초기단계다. 하지만 이미 최근 나온 다른 모든 인수합병(M&A) 딜을 압도할 정도로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인수후보가 누가 될지에 대한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다만 항공업이라는 상징성, 국적항공사라는 무게와 관련 규제 등을 감안하면 결국 새 주인은 '재벌그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은 상황이다.

인수 후보군을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로 나눠봤을 때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SI의 움직임을 우선 주목하고 있다. 일단 항공업은 항공사업법이나 항공안전법상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기에는 상당히 제약이 많은 사업이다. 국가적인 측면에서 해외자본이 국적항공사를 소유하는 데는 깐깐한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계 FI나 해외기업은 논의 대상에서 일단 배제된다.

그렇다고 국내 FI가 단독으로 욕심내기에도 다소 애매하다. 항공업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자금조달 능력과 별개로 항공사 경영의 안정성을 따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정부입장에서 새 주인에 단순히 자금력이 있는 사모펀드를 낙점시키기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결과적으로 SI 단독참여나, SI-FI 컨소시엄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데, 특히 SI중에서도 중소·중견기업보다는 대기업 위주의 리그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재벌기업에게 호텔, 항공 등 업종은 사업 이상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2위 국적항공사라는 점에서 더욱 눈독들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재벌기업에게는 기업의 재무적인 밸류에이션과는 별개로 사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현재 영위하는 주력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 않은 그룹이라도 오너라면 한번 쯤은 눈독들일 만한 상징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물망에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사실 국내 기업그룹 거의 대부분이다. SK와 한화그룹은 과거 항공업에 대한 관심을 이유로,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CJ그룹은 대한통운을 중심으로 한 물류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이유로 주요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주도권이 금호그룹보다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부 쪽에 있다는 점은 재벌그룹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 모두 오너리스크 등이 문제시 됐던 데다, 최근 지배구조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며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중요도가 상당히 커진 상황이다. 사실상 정부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인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 새로운 주인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논란거리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3월말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의 자격과 관련한 정관변경 안을 냈다. 해당 안은 "이사가 이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즉시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것과 "이 조항에 해당하는 자는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로부터 3년간 이 회사의 이사로 선임될 수 없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표결 결과 찬성 48.66% 와 반대 42.29%의 결과가 나와 출석주주의 3분의 2를 못 넘겨 결국 정관변경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대주주와 등기이사의 적격성 등에 대한 현 정부의 기조를 우회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이 되는데 가시적으로 특정 대주주를 제한하는 규정은 현재 없지만 항공 면허와 관련 국토교통부의 입김을 통해 충분히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따지고 들 수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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