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국내 건설사도 이제 전략적 M&A를 해야 한다" [2019 건설부동산 포럼]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장 "경쟁사 사업방식 배워야, 장기관점 중요"

김경태 기자공개 2019-04-24 16:26:42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 건설사들도 이제 전략적인 인수합병(M&A)을 해야 한다. 해외 정상급 건설사들은 특정 지역을 진출할 때 그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국내 IT기업은 이런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는데, 국내 건설기업은 흐름에 소외돼 있다."

정창구 센터장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센터장(사진)은 더벨이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건설부동산 포럼'에서 '글로벌 건설기업의 혁신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건설사들도 이제 전략적인 M&A를 해야 한다"며 최근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에 M&A가 요긴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정 센터장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 전략 중 M&A를 강조한 것은 시장 진입이 수월하다는 점 때문이다. 피인수업체가 가진 시장 지위와 네트워크, 인력을 활용해 현지에서 단숨에 순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을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대부분의 국내 건설사들은 각 프로젝트가 발주되고 수주에 성공할 때만 현지에서 사업을 펼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당 인원이 복귀하거나 다른 현장으로 가버리는 탓에 현지에서 연속성 있는 수주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유럽과 미국, 일본의 건설사들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M&A의 중요성을 밝혔다. 해외 건설 1위 기업인 스페인의 그루포 ACS(Grupo ACS)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루포 ACS는 2011년 독일의 호흐티프(Hochtief)를 인수한 뒤 매출이 급증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터너(Turner)를 사들여 시장 지위를 키워나갔다. 호주에서는 현재의 CIMIC인 옛 레이튼(Leighton)그룹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다른 세계 정상급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플루오르(Fluor)는 네덜란드의 스토크 홀딩스(stork holding B.V)를 품었다. 일본 오바야시(Obayashi)는 1989년 뉴욕의 하웰(E.W.Howell)을 사들인 것을 신호탄으로 지역업체를 지속적으로 인수했다. 2001년 오바야시 USA를 설립하기도 했다.

M&A 외에 유용한 해외 진출 방식으로는 조인트벤처(JV)와 합작회사가 있다. 실제 그루포 ACS(Grupo ACS)는 스페인과 동질문화권에 속하는 국가에서는 인수합병(M&A)을 하고, 이질 문화권에서는 조인트벤처(JV)나 컨소시엄으로 진출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스페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Tecnicas Reunidas, TR) 역시 JV와 합작회사를 활용하는데, 합작회사의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M&A처럼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이 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합작회사는 단발성 프로젝트를 하는게 아니라 그 국가에 뿌리내리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프로젝트 끝나면 철수를 하는데, 이게 맞는지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의 개선은 기업 오너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국내 건설사들이 일본 JGC(日揮)처럼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설명했다. 일본 치요다(Chiyoda)의 경우 AI솔루션유닛을 설치해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같은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는 분석이다. 또 그루포 ACS가 최근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개발사업을 진행해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는 것, TR이 석유화학 플랜트 위주로 하다가 민자발전사업(IPP), 상하수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도 상당히 시사점이 있다고 봤다.

그는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에만 목 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주택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나오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과거 해외건설시장에서 발을 빼는 듯했던 일본·미국기업들이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고 과거에 우리가 하도급으로 끌고 다니던 인도, 브라질, 터키업체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시장이 호황이면 해외 건설 인력을 국내 주택시장에 투입하는데 어마어마한 국가적 손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에 나가야 하고, 혁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