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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갈등 구도 '조원태 vs 이명희·조현아' 가능성 [한진家 상속재산분할]'총수 지정 지연' 속 이 전 이사장 행동 나서…"갈등·이견 협의 하고 있다"

고설봉 기자공개 2019-05-10 20:59: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위에 제출할 동일인(총수) 지정과는 별개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사이의 상속재산 처리 이견이 표면화했다. 조 회장의 경영권과 지배권 확보에 대해 어머니 이 전 이사장과 누나 조 전 부사장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한진그룹 오너일가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가족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KCGI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막내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데리고 법무법인 광장의 공정위 전문 변호사들을 만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은 이 전 이사장이 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직접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가족 간 동일인 지정에 대한 합의가 지연된 와중에 나온 행동인 만큼 이 전 이사장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는 등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원태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특히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총수 지정에 합의를 못 했다는 것은,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갈등의 고리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한 조원태 회장의 총수 지정이 지연된다는 것은, 그를 총수로 내세워 지배권과 경영권을 위임해 주는 데 대한 가족 간 합의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조 회장과 다른 형제들, 조 회장과 어머니 등의 이견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런 정황은 한진그룹이 계열사 현황 등 자료 전반을 준비하고도, 마지막까지 동일인을 정하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 제출을 포기했다는 데서 더 설득력을 얻는다. 통상 공정위는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에 있어 지배구조, 기업 경영에 대한 밀접한 개입 여부, 대표이사 및 주요 임원들에 대한 임명권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공정위에 제출할 계열사 현황 등 자료를 준비했다. 하지만 동일인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앞두고 오너일가가 마지막까지 합의를 못 하면서 자료 제출을 포기했다. 총수 지정 뒤 미세하게 친족 및 계열사(일반회사, 비영리법인, 단체 등) 범위가 결정되는데, 이 범위를 확정하지 못한 것도 자료 제출이 미뤄진 이유다.

한진그룹 오너일과와 밀접한 한 법무법인의 변호사는 "공정위에 제출하는 자료는 매년 계열사 증감과 자산현황 등을 업데이트 하는, 그야말로 루틴하게 이뤄지던 일"이라며 "오너일가 내부에서 유상 산속에 대한 의견 조율이 안 되면서 총수를 누구로 할 건지 정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제출해야할 친족 및 계열사의 범위를 확정 짓지 못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진그룹은 지난해 5월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와 이번에 공정위에 제출할 자료 간 차이는 크지 않다. 1년 사이 늘어나거나, 줄어든 계열사가 사실상 없다. 다만 기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총수 자리를 이어받을 차기 총수를 지정하지 못하면서 자료를 완성하지 못했다. 새로운 총수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친족, 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계열사의 범위가 달라진다.

공정위는 동일인 관련자에 대해 △배우자, 6촌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 △동일인 및 동일인관련자가 합하여 최다출연자이거나, 그중 1인이 설립자인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 혹은 동일인 또는 동일인 관련자가 임원구성이나 사업운용등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 △계열회사 △동일인 또는 동일인이 지배하는 비영리법인·단체, 계열회사 등으로 구분해 놓았다.

결국 이번 공정위 자료 제출 실패로 오너일가 내부에서 갈등이 일어난 정황이 외부에 알려진 셈이다. 다만 그 정확한 양상은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비롯해,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서용원 ㈜한진 대표이사 등 한진그룹 전문 경영인들은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한진가 주변에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 오너일가 개인의 여러 법적 문제에 대해 자문하던 여러 법무법인의 변호사들도 최대한 말을 삼가고 있다.

이명희 조현아 조현민
<(왼쪽부터)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복수의 한진그룹 관계자 및 오너일가와 밀접한 변호사,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이견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유산 상속을 놓고 재산 분할 등에 있어 합의가 지연된 것도 이들의 이견 탓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칼 지분 상속과 이후 오너일가 개개인의 계열사 지배력 확보 등에 대한 방안을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견의 양상도 주요 관심사다. 중심에는 조 회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과 이 전 이사장',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조 회장과 조 전 전무' 등의 구도다. 조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한진칼 지분 등의 상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한진그룹 안팎의 기대가 있었지만, 가족들이 사실상 이 구도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 간 합의가 안되는 구체적인 이유까지는 알수 없지만, 고 조양호 회장의 유산 상속을 두고 의견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며 "오너일가 간 이견이 조원태 회장을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견제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 전 전무의 경우 적극적으로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너일가 간 이견이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적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상속 관련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상속 전반적인 부분은 각자 이해관계가 있으니까 여러 채널 얘기를 들을 것"이라며 "결국에는 합의에 이를 수 밖에 없다. KCGI와의 전면전도 부담스럽고, 회사도 지금 어려운 상황이다. 그들도 그걸 잘 알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중심에 서면서 어떻게 쪼갤 것이냐 결국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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