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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재무팀 '바쁘다 바빠' 자본적정성 하락 불구 자원배분 성공적

안경주 기자공개 2019-05-17 11:47:3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5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 재무팀은 지난 5개월간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오렌지라이프생명, 아시아신탁 등 잇단 인수합병(M&A)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감소하는 등 지주사의 자본부담이 커졌지만 자회사 자본확충 등 자금지원에도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없는 살림에 효율적인 자본운용은 필수. 묘수 찾기에 나선 신한금융 재무팀은 전환우선주 발행, 신한생명 후순위채 매각, 신한금융투자(신금투) 유상증자 등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며 지주사의 자본부담을 해소하면서도 자회사 자본확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자본부담 해소 동시에 계열사 자본확충 과제 해결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안정적인 자본운용 전략을 선보였던 신한금융은 연초부터 자본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해 기준치 대비 100bp 가량 높게 유지해온 보통주자본비율이 급격히 하락한 탓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3월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1.75%로 작년말 대비 80bp 하락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 재무팀은 자본운용 전략을 새롭게 짜야 했고, 연초부터 크게 3가지 과제를 달성하는 데 집중했다. M&A로 인해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자사주 매입 △신금투 유증 △친환경 경영비전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 등이다.

결과적으로 신한금융 재무팀은 3가지 과제를 모두 완수했다. 자본부담을 해소하면서도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고, 신금투 유증을 결정했으며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채권 발행을 위한 이사회 승인도 얻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자본운용 전략과 관련한 안건이 대거 통과됐다"며 "오랜 준비 끝에 사외이사들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자여력 하락으로 인해 일부 사외이사들이 신금투 유증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던 만큼 출자 재원을 사전에 마련해야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매입했던 신한생명 후순위채를 지난 3월 외부투자자에게 매각해 4000억원의 출자 재원을 확보했다. 외부투자자를 끌어들여 신한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그대로 유지한 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은 신한생명으로부터 배당을 받지 않았다. 이는 후순위채 금리(5.1%)를 고려한 결정으로 파악된다. 후순위채를 매입한 외부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를 보전해 줘 신한생명의 RBC비율 하락을 최소화하겠다는 신한금융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한생명 후순위채 매각을 3월에 실시했다는 점이 절묘했다. 1분기 결산을 앞두고 투자 자금을 회수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 상승에 기여했다. 만약 신한생명 후순위채를 매각하지 않았다면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1% 초반대까지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생명 후순위채 매각을 고려하면 신한금융이 연초부터 자본운용 전략을 짜는데 공들여 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상대로 한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발행도 신한금융의 자본운용 전략이 주효했던 부분이다. 전환우선주를 발행해도 당장 보통주자본비율 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년 5월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1년 후에 보통주자본비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전환우선주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보통주자본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해 자사주와 오렌지라이프 주식을 교환하면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 시점에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을 방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보통주자본비율이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효율적인 자본운용을 통해 지주사 및 계열사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승헌 CFO, 실전 경험 한계 불구 빛 발한 IR업무 경험

[크기변환]신한금융 류승헌 부사장3
자산운용 묘수찾기에 나섰던 신한금융 재무팀이 가장 난관에 부딪혔던 것은 ESG 채권 발행이었다. ESG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하더라도 투자자를 확보할 수 없다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류승헌 부사장(CFO·사진)은 투자자 확보에 자신감을 내비쳤고, 이로 인해 이사회의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오랜 기간 IR업무를 맡으면서 류 부사장은 해외 투자자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많았다. 이 때문에 ESG채권 발행과 관련한 국제적 흐름을 읽을 수 있었고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연말 그룹 CFO로 선임된 류 부사장은 2001년 신한금융지주가 설립된 후 17년 간 IR업무를 담당해 그룹 자본 및 재무 현황과 흐름에 대해 누구보다 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실제 자본운용 경험이 적어 그룹 자본운용 및 자회사 자원 배분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의구심을 보내는 시각도 있었다.

신한금융 다른 관계자는 "류 부사장이 ESG채권과 관련한 해외 투자자의 수요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이사회 승인을 받아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오랜 IR업무 경험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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