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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지주 전환 그 이후]지분율 30% 압박…오너십 강화 '마침표'[삼양그룹]①자사주 취득부터 시작된 10년 대계…대주주, 지배력 50% 육박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20 09:08:09

[편집자주]

내수에 기반한 식음료(Food&Beverage) 회사는 대부분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출자구조가 단순하다. 이로 인해 상호·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주사 전환 니즈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년 새 지주사 전환은 붐을 이뤘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도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렀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이전에 수혜를 받기 위한 조치였고, 결국 기존 오너십 강화와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효과도 누렸다. 더벨은 식음료 회사의 지주사 전환 과정과 이로 인한 명암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6일 10: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전 삼양그룹은 삼양사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오너일가는 삼양사 최대주주였고, 삼양사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었지만, 삼양그룹은 2011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단행했다. 뭘 노린 포석이었을까.

결과론적으로 볼 때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오너일가다. 전환 이전 삼양사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은 37.52% 수준이었다. 전환 이후 삼양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율은 48.25%로 바뀌었다. 10%포인트(p) 이상 지분율이 증가했다. 지주사 요건 충족(자회사 지분 20% 이상 확보)을 위해 실시한 삼양홀딩스와 삼양사 주식 스왑이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

IMF 환란 시절이던 1998년 당시 삼양홀딩스(분할 이전 옛 삼양사)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율은 30%에 그쳤다.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율로는 언제든지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컸다. 삼양그룹 오너일가는 계열사 자사주 취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2000년을 전후로 집중된 자사주 취득 이후 약 10년이 지난 2011년 삼양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30%에 불과한 지분율 확대를 위해 자회사 취득에 나섰던 삼양그룹 오너일가는 지주사 전환으로 오너십 강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IMF 당시 지분율 30% 불과…자사주 취득으로 안전판 마련

삼양홀딩스(분할 이전 옛 삼양사)는 1968년 상장했다. 기업공개(IPO)는 구주매출이든 신주발행이든 필연적으로 대주주 지분율 축소를 수반한다.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 발행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다보면 대주주 지분율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가장 오래된 삼양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6월 기준 최대주주 지분율은 30.85%에 불과했다. 개인과 법인을 포함한 소액주주 비율이 56.78%에 달했다.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최대주주 지분율은 언제든지 외부 위협에 노출될 수 있었다. 삼양그룹 오너일가에 지분율 확대는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오너일가가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법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데다, 지분을 단기간에 대폭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삼양그룹 오너일가가 택한 방법은 계열사를 동원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었다.

삼양홀딩스 자기주식

외환위기 사태로 경제가 어렵던 시절 삼양홀딩스는 자사주 취득에 적극 나선다. 1998년 7월부터 9월까지 2개월에 걸쳐 자사주 55만7000주를 32억원에 취득한다. 1999년 말부터 2000년 2월까지 약 50억원을 들여 자사주 38만주를 추가 취득했다. 2000년 8~9월에도 자사주 42만2690주를 약 45억원에 취득했다. 3년간 삼양홀딩스가 자사주 취득에 쓴 금액은 126억원에 달한다. 1998년 6월 기준 3.33%에 불과했던 자사주 비중은 2000년 6월 기준 22.45%로 상승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당시 삼양사 주가가 많이 하락해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주가안정 목적으로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이라면서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차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2000년 11월에는 매수청구권 행사로 자사주 203만4423주를 취득했다. 2001년 3월에는 주식배당에도 나섰다. 주주에게 현금배당 대신 주식을 나눠준 것이다. 이로 인해 삼양홀딩스는 자사주 2022주를 추가 취득하게 됐다. 2001년 6월 기준 자사주 비중은 30.45%까지 치솟는다.

2002년 자기주식을 일부 소각하는 자본감자로 인해 삼양홀딩스 자사주는 151만주(15.34%)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양홀딩스는 자기주식 113만1643주(13.21%)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가 여전히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2000년 11월 삼양사와 SK가 정부의 구조조정 시책에 부응하고자 폴리에스터 사업을 자율조정을 실시했고, 이로인한 법적 절차로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자사주 취득한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발생한 자사주를 2002년 자본감자 형태로 소각했다"고 말했다.

과반(50%)에 미치지 못하는 최대주주 지분율은 오너일가에게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2000년을 전후해 자사주 취득에 열을 올렸던 삼양그룹은 그로부터 약 10년 후 지주사 전환이라는 '묘책'을 꺼내들었다. 표면적으로는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증대 및 이를 통한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제고를 내세웠지만, 지주사 전환 결과물로 오너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건 부정 할 수 없다.

◇지주사 요건 충족 위해 주식 스왑…오너일가 지분율 37%→48%로 '껑충'

통상적으로 지주사 전환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 기업분할이다. 삼양그룹 역시 이 방법을 활용했다. 2011년 11월1일을 분할기일로 해서 인적분할 방법으로 삼양사를 신설하고 물적분할 방법으로 삼양바이오팜을 신설했다. 분할존속회사는 삼양홀딩스로 이름을 변경해 지주사로 전환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에는 자금이 소요되지 않는다. 특히 인적분할의 경우 기존 주주가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지분을 동률의 비율로 가져가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없다. 추후 존속회사(지주사)와 신설회사(자회사)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지주사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기존 대주주 입장에서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낳는다. 지주사 전환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니, 오너일가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삼양그룹 경우에는 일련의 과정이 오너십 강화 목적이 아니라고 대외적으로 항변할 수도 있었다.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소명이 가능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삼양홀딩스가 보유한 삼양사 지분율은 14.51%에 그쳤다.

삼양홀딩스 지분율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양그룹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지주사 전환 이듬해인 2012년 삼양홀딩스가 삼양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250만주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삼양홀딩스가 신주를 발행하면 삼양사 주주들이 보유중인 삼양사 주식을 삼양홀딩스 주식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오너일가는 인적분할로 인해 삼양홀딩스 주주이자 삼양사 주주이기도 하다. 오너일가는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지분율만 확보하면 그룹 지배력에 문제가 없다. 삼양사와 삼양홀딩스 주식 스왑으로 지주사 지배력을 확대했다. 그 결과 삼양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율은 기존 38%에서 48%로 뛰었다.

지주사 전환 이후 대주주 지분율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지면서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 1998년 당시 30%에 불과했던 지분율로 인해 고심하며 자사주 취득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섰던 삼양그룹 오너일가에게 지주사 전환은 오너십 강화를 위한 '마법'과도 같았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2012년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지분율이 48% 수준이었지만 현재 지분율은 그룹 지배구조 조정 과정에서 42%로 줄어들었다"면서 "삼양그룹 오너일가가 지배력 강화에 매진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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