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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무·IB·협상, 팔방미인 김주원 부회장 [한국투자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③성장·위기마다 해결사 역할…'솔선수범 리더십' 임직원 롤모델

양정우 기자공개 2019-06-13 14:48:14

[편집자주]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슬로건은 'VISION 2020 아시아의 선도금융기관'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자리잡았고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과 어깨를 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 71억원에 인수한 중소 증권사를 자산 71조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일군 입지전적 인물들이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력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사진) 입사 당시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주가 인사 파트에 하달한 지시가 인상적이다. "저렇게 유능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 대우를 좋게 준다면 곧바로 이직할 여지가 있다. 그런 친구라면 아예 들이지 말라."

김 명예회장의 귀띔을 전해 들은 김주원 부회장은 망설임없이 답했다고 한다. "만약 저와 인연이라면 제가 먼저 떠나는 일은 없을테니 지켜보세요." 그로부터 3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김 부회장은 말단 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한투 외길을 걷는다.

평생에 걸쳐 사람을 다뤄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보는 눈은 정확했다. 사내에서 김 부회장을 일컫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탁월한 기획가이자 회계사 출신 재무통, IB 전문가, 협상의 달인, M&A 전문가…. 한국투자금융그룹이 거대 그룹사로 커가는 성장과 위기의 굴곡마다 이름을 남겼다.

화려한 족적을 알릴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한 채 스스로를 청지기라고 말한다. 이런 겸손이 울림을 남긴 것일까. 그룹 내 많은 임원은 김재철 명예회장과 김남구 부회장 2대에 걸친 오너가의 복심으로 김 부회장을 꼽는다.

◇김재철 명예회장, 김남구 부회장 2대 걸친 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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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그룹과 그의 인연은 옛 한신증권에서 시작됐다. 동원그룹이 한신증권을 인수한 지 얼마 안 된 1985년. 그는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뗐다.

한신증권이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으로 거듭나는 10여 년 간 주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 IB 업무를 맡았다. 실무 책임자 때 무엇보다 모기업인 동원산업의 상장을 주도하는 업적을 남겼다. 크고 작은 국내 기업 100여 곳이 그의 손을 거쳐 IPO에 성공했다. 당시엔 PM(Product Management)과 RM(Relationship Management) 업무가 세분화되지 않아 영업과 컨설팅, 밸류에이션까지 스스로 도맡았던 시절이다.

종합기획실을 거치면서 경영자로서 자질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증권사 최초로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했다. 경영진은 그 취지에 동감했지만 문제는 노조의 반대였다. 이런 대립의 중심에 직접 뛰어들어 설득을 이끌어냈다. 기획력과 추진력을 동시에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이후 동원창업투자(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동원그룹의 한국투자증권(옛 한국투자신탁) M&A에서도 한몫을 했다.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실사를 주도했고 M&A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와 교착 상태에 빠지자 협상을 지휘했다. 한국투자증권 인수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성장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터닝포인트다.

마침내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품에 안자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부사장으로 투입된다.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합병 후 통합관리(PMI)와 시너지 창출 작업에 적임자로 낙점을 받았다. 그 뒤 구체적 기획과 전략 실행에 나서 합격점을 받았다.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대표 자리를 오랜 기간 역임한 배경이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본사가 있는 여의도와 판교를 바쁘게 오가고 있다. 판교엔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있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뱅크의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남구 부회장의 지시로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 TF를 이끈 뒤 이용우, 윤호영 공동 대표와 함께 의장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 KB국민은행 등 주요 주주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게 그의 핵심 업무다.

◇겸손·헌신 아이콘 '솔선수범 철학'…사원서 CEO까지 '롤모델'

김 부회장을 김재철 명예회장에게 직접 추천한 건 고(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었다고 한다. 당시 김 전 국민은행장은 한신증권의 인사담당 상무였다. 김 부회장은 김 전 국민은행장이 군에서 만난 육군 경리장교 후배였다. 머리만 잘 쓴다고 선뜻 추천서를 써주기는 어렵다. 그동안 김 부회장의 사람 됨됨이를 눈여겨 봤을 것이다.

김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유난히 미담이 많은 CEO였다. 그 중 에피소드 몇 가지. 김 부회장은 자신이 몸 담았던 부서가 반짝 실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본인이 재직하는 동안 인센티브를 못 받아도 괘념치 않고 중장기적 목표를 지향했다. 어느 날 후배들이 각자 받은 성과급을 모아 찾아왔다. 이건 선배(김 부회장)가 받아야 할 보상이라고 말을 꺼냈다고 한다. 결국 김 부회장이 호통을 쳐 돌려보냈다는 후문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이끌 때는 벤처투자의 침체기가 찾아오기도 있다. 그 시절 김 부회장은 보유하던 골프회원권을 정리하고 업황이 회복될 때까지 골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직원 연봉이 동결되던 해에 CEO 연봉이 인상되자 인상분을 모두 구성원의 하계단련비로 지급했다. 이런 선행은 모두 비밀에 부쳤으나 그룹 감사에서 밝혀지면서 입소문을 탔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직원 연수가 있을 때면 김 부회장은 늘상 그가 걸어온 회사 생활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최고 지위까지 올랐으니 그의 행적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직접 들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의외로 평범한 진리와 진솔한 인생 철학을 덤덤히 말했을 듯하다.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겸 한국카카오은행 이사회 의장

<학력>
△1958년 출생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동국대학교 경영학(회계전공) 박사과정 수료
△1981년 공인회계사

<경력>
△1985~2001 동원증권 이사(IPO/M&A부문)
△2001~2006.2 동원창업투자 대표이사 사장
△2006.2~2007.1 한국파트너스 사장
△2006~2011.2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
△2008.10~2010.12 한국투자운용지주 대표이사 사장
△2011.1~2018.12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
△2016.1 한국카카오은행 이사회 의장
△2019.1~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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