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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내부거래 많은 오뚜기, 통제 기구 '미흡'오너일가 이사회 의장 독점…'폐쇄적 구조' 근본적 문제

박상희 기자공개 2019-06-13 10:24:35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갓뚜기'로 칭송 받는 오뚜기의 약점은 내부거래다.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오뚜기라면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뚜기는 지배구조 상으로도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다. 관련 규정 상 설치 의무가 없다고는 하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거래 통제장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뚜기가 최근 제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장치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사회와 관련한 정관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로 하도록 돼 있다. 다만 제10조 제4호(이사의 자기 거래 금지, 회사기회 유용금지)에 해당하는 사안에 대한 이사회 결의는 상법이 정한 특별결의요건인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 정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규정은 오뚜기뿐만 아니라 상법에 따라 대부분 기업이 따르고 있는 제도다. 오뚜기가 별도로 내부통제장치를 구축한 것은 아니다.

내부거래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기업은 투명경영위원회 등을 설치하고 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공정거래법 관련 대규모 내부거래 및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심사 승인 권한을 갖는다. 보통 투명위원회는 과반 이상의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오뚜기는 상법상 의무대상(별도 자산총액 2조)에 해당 하지 않아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감사위원회나 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없는데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일 수도 있다.

다만 오뚜기와 오뚜기 계열사의 경영 특수성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뚜기라면은 지난해 전체 매출 6459억원 가운데 6443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이 가운데 오뚜기와의 거래가 6417억원에 달한다. 오뚜기라면은 오너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이 최대주주로, 32.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 개인회사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지난해 4월에는 오너일가와의 직접적인 지분 거래도 있었다. 오뚜기가 함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관계기업(오뚜기라면외 2 개) 지분을 418억원에 매입했다. 오뚜기 지배구조보고서는 해당거래 대상이 비상장 계열사인 점을 감안해 외부회계법인에서 주식가치를 평가 받아 정상가액에 거래했다고 밝히고 있다.

오뚜기 이사회의 폐쇄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뚜기 이사회 의장은 오너일가가 독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회장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회장은 국내 재계에서 통상적으로 오너일가의 독점적 지위다. 현재 오뚜기 회장은 오너일가인 함영준 회장(사진)이다. 함 회장은 오뚜기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이사회 의장 직을 독점하는 오뚜기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내부거래 등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내부거래통제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 오너일가는 막대한 상속세를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내면서 '갓뚜기'로 칭송 받고 있지만, 지배구조는 아직까지 시스템이 아니라 오너일가가 좌지우지하는 폐쇄적인 구조"라면서 "특히 오뚜기라면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높은 만큼 내부거래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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