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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업 리포트]곤궁해진 코스모화학, 배터리 소재업 딜레마③코발트 수익성·사업성 2대 난제, 리싸이클업 진출 검토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02 14:57:11

[편집자주]

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은 '배터리 전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동박업체 KCF테크놀로지스(KCFT) 인수를 발표한 이유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도 고공행진이다. 더벨이 2차전지 시장의 흐름과 대그룹들의 전략, 그리고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는 '디지털 시대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린다. 희귀 광물인데다 가격이 비싸다. 2차전지 주요 제품인 삼원계(NCM) 배터리의 핵심 원료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인데 원료 별로 가격차가 극명하다. 코발트가 니켈보다 2.5배, 망간보다 25배 가량 비싸다. 현재 기술로 마땅한 대체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코발트 비율이 낮은 양극재는 안정성이 떨어진다. '코발트 프리'인 양극재는 이미 개발됐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하기는 기술력과 안정성 면에서 부족하다. 언젠가 시장에서 사라지겠지만, 이전까지 수요는 확실하다. 지속가능성이 코발트 업체의 고민이다.

코스모화학의 자회사 코스모에코켐은 국내 유일의 코발트 생산업체다. 콩고와 러시아 등에서 원광을 수입해 가공 후 판매한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코발트 중 58%가 콩고에서 수출되고, 대부분은 중국에서 정제된다. 코스모에코켐은 코발트를 정제해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외 양극재 제조업체에 판매한다.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배터리와 소재품의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전지업계는 코발트 수요가 연 평균 8%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모에코켐의 코발트 판매량도 지난 1년 동안 5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2차전지가 대세가 됐지만 코스모에코켐은 마땅한 전략을 짜지 못했다.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게 유일한 대책이었다. 코스모화학은 2012년 코발트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황 악화로 2016년 생산을 중단했다.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면서 코발트값이 오르자 2017년 사업을 재개했다. 연간 1300톤의 코발트를 생산할 수 있는데, 현재 70%의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 중단의 여파로 단계적으로 캐파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중 풀가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발트 공급사슬
<코발트 공급 사슬>

코발트 제련 사업은 정유업과 흡사하다. 레깅효과(원재료 구매시기와 판매시기 사이의 가격 변동에 따른 마진 등락효과)로 인해 실적 변동성이 크다. 국제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3월 톤당 9만500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2만8375달러까지 떨어졌다. 2016년부터 꾸준히 가격이 올랐는데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코스모에코켐 등 제련사들은 코발트를 비싸게 수입해, 싸게 팔고 있다. 콩고에서 코발트 원광 공급을 늘린 게 가격 하락의 원인이다. 코발트 비중이 낮은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모에코켐의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130%에 달했는데, 코발트 판매가가 원광값보다 쌌던 셈이다. 캐파가 늘면서 매출은 694% 증가했는데, 적자폭은 커졌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4억원, 마이너스(-) 100억원이다. 모기업인 코스모화학은 2차전지 수요와 코발트값 흐름을 보고 사업을 재개했는데, 적자를 보고 있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코발트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차전지의 여타 핵심 소재와 달리 코발트의 미래는 어둡다. 코발트는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필수적인 원료지만, 수익성을 낮추는 원료이기도 하다. 전지업계는 코발트의 비중을 줄이거나 없애려는 추세다. 2015년 전기차 한대 당 10kg의 코발트가 필요했는데, 2025년 경에는 5kg 수준으로 떨어진다. 10년 안팎으로 코발트가 없는 배터리가 상용화될 수 있다. 코스모에코켐은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에도 무리해 캐파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코스모화학은 폐배터리를 수거해 코발트를 확보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리싸이클링 과정에서 리튬과 니켈을 함께 확보해 되파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재료값 변동의 여파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코스모화학은 자회사 코스모신소재를 통해 LCO(리튬코발트산화물) 계열 양극재도 생산한다. 코발트를 이미 생산하고 있어 LCO 양극재 생산에 이점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의 대세가 NCM(리튬·코발트·망간) 계열로 굳어지면서 LCO의 전망은 밝지 않다.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는 그룹의 잇단 사업 실패와 재무적 리스크로 부침을 겪었다.

올해 초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은 정산앤컴퍼니를 통해 코스모화학 지분 28.5%를 인수해, 경영권을 되찾았다. 코스모화학은 전망이 밝은 2차전지 소재업을 하고 있지만, 코발트 관련 제품의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2차전지 소재 분야는 기술 발전이 빠른 만큼 사업 전략이 급변하는 분야다. 지속가능성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코발트 가격이 너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수익성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모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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