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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만 체제' 출범 6개월, 현대차 'R&D' 대수술 '고성능·고급화' 전략, '미래차 대응'으로 한걸음 더…'조직체계 재편' 방점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11 08:58:32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기술혁신과 상품성 강화,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 시작과 함께 R&D부문을 이끌고 있는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사진)이 전면에 나서 기존 조직체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 인적 쇄신보다는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본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 PM·설계·전자·차량성능·파워트레인(PT) 등 5개 담당의 병렬구조였던 연구개발본부의 조직체계를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4개담당) △PM담당의 삼각구조로 단순화했다. 세 부문이 유기적 협업을 통해 효율성과 민첩성을 높인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제품통합개발담당' 신설이다. 차량의 기본 골격과 콘셉트를 선행개발하는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된다. 선행개발에서부터 최종 성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 조직에서 수행한다. 또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담당' 권한을 강화해 차급 및 브랜드 간 제품 차별화를 추진한다. 디자인과 상용 담당은 연구개발본부 내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다. 기술부문과 디자인부문을 분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거나 임원 교체와 같은 인적 쇄신보다는 조직의 전체적인 틀을 정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기존 양웅철·권문식 전 부회장 체제에서 방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고, R&D 조직을 일원화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미래차 시장에 대한 선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효율성과 민첩성을 더 강화하는 차원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존 양웅철·권문식 부회장 체제에서 연구개발본부가 각 개발파트별로 이원화 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특히 미래차 시장 대응을 놓고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놓고 R&D 내에서도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R&D부문을 총괄하면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작했고, 미래차 대응에서도 구체적인 전략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R&D 조직개편은 '정의선 시대'가 개막하면서 본격화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및 사장단 인사와 함께 대규모 조직개편 카드를 들고 전면에 나섰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적 쇄신과 조직 통폐합을 통해 사업 최적화와 근본적 혁신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구축된 '4인 부회장 체제'를 해체했다. 특히 R&D부문에서 서로 경쟁하던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을 각각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어 남양연구소 등 기술분야에서 연구개발본부를 하나로 통합해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에게 전권을 부여했다. 내부 혁신과 함께 그룹차원의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제고하기 위해서였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조직개편 조직도.>

비어만 사장은 독일 태생으로 1983년 BMW에 입사해 서스펜션(차 충격흡수 장치), 섀시(조향·현가·제동장치), 드라이브 트레인 전자 시스템 개발 책임을 역임했다.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M 시리즈', 스포츠카 분야도 총괄했다. 독일 명차인 BMW에서 성능 부문을 총괄했던 당사자다.

그는 2015년 현대차에 입사한 뒤, 고성능 모델 개발을 주도했다. 벨로스터와 i30 'N 시리즈'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N 시리즈는 차량의 성능을 극한으로 높인 모델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고급화'도 비어만 사장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와 함께 고급화 전략에 맞게 차량 성능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했다. 이 작업도 비어만 사장이 진두지휘했다.

비어만 사장 영입으로 고급차종(제네시스)과 고성능차종(N시리즈) 등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시장 안착에 성공한 만큼, 현대차그룹이 미래차(전기차,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한번더 R&D 분야에서 개혁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비어만 사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본부를 일원화 한뒤, 상품 개발에 보다 최적화된 조직으로 체계를 바꿔 대응력을 높이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R&D 조직 구조 개편으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연구개발 환경과 협업 방식의 변화를 통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미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과 고객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발과정에서부터 복잡성을 줄이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기존 형태보다 시장 대응력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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