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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원가혁신 전문가 옥경석, '삼성 DNA' 이식 특명⑦입사 3년만에 한화케미칼·건설 등 계열사 세곳 거쳐…원가절감 시스템 구축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18 08:28:11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6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옥경석(사진)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외부서 영입된 인력이다. 삼성그룹의 핵심사업인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경영지원 임원으로 활약하다가 지난 2016년 한화그룹으로 이직했다. 그는 한화그룹에 몸 담은지 3년밖에 안 됐지만 한화케미칼, 한화건설에 이어 ㈜한화까지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거쳤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효율적 시스템을 이끈 장본인으로, 한화그룹에서 맡은 임무도 원가혁신 등 '관리의 삼성DNA'를 이식하는 역할이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 원가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공을 인정받아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그룹 전사적으로 삼성DNA를 이식하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원가 혁신으로 명성…입사 3년만에 대표이사 올라

옥경석
한화그룹은 외부인력에 열린 인사정책을 구사하며 위기나 변화를 극복해 왔다. 공채출신 순혈과 외부출신 비순혈 인력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특히 삼성그룹 인력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어르신'으로 부르며 명절 때마다 인사를 할 정도로 오랜 친분을 유지해 왔다. 삼성그룹의 다양한 인사정책과 조직구도를 벤치마크 하는 것도 물론이다. 삼성생명 출신 신은철 전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삼성전자 출신 남성우 전 한화큐셀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비순혈 전문경영인으로 삼성그룹 출신 인물이다. 줄곧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60세가 다 돼서야 한화그룹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는 1958년생, 경상남도 거제 출신으로 건국대 경제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세무학 석사를 마쳤다. 30년간 삼성그룹에 몸 담으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경영지원 총괄 임원 등을 거쳤다. 재무 및 관리 전문가로서 원가를 절감시키는 효율적 비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로 꼽힌다.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 자리까지 오르며 입지를 다졌다.

옥 사장이 한화그룹으로 이동한 건 2016년 3월이다. 당시 옥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안식년을 지내다가 한화그룹에서 러브콜을 받고 이동했다. 옥 사장보다 2년 먼저 한화그룹에 둥지를 튼 남성우 전 대표가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사업부 사장으로 한화그룹에 첫 발을 디뎠다. 당시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로 옥 사장의 미션은 효율적인 비용 관리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일이었다. 태양광 사업과 유사한 측면이 많은 반도체 사업에서 주로 역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그의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는 평가다.

7개월만에 미션을 해결한 옥 사장은 같은 해 10월 한화건설 관리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당시 한화건설이 사우디, 쿠웨이트 등 중동 플랜트 원가 상승과 주택부문 손실 등으로 약 4000억원을 웃도는 적자를 기록할 때로, 원가 절감 및 비용 통제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구원투수 역할로 부임한 후 불필요한 비용 등을 과감하게 줄이며 이듬해 흑자로 돌려놨다. 한화건설로 이동한지 1년만인 2017년 11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화약부문 사장으로 이동했고, 2018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불과 3년만에 세번의 계열사를 옮겨다니며 원가혁신 수준의 비용통제 역량을 보여준 옥 사장은 재무 전문가답게 상당히 꼼꼼하고 숫자에 밝은 인물로 평가된다. 평소 과묵한 편이고 한번 결단을 내리면 무섭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 직원들 사이에서는 '무서운 상사'로 통한다. 그러나 업무가 끝난 후엔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자리를 마련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한화그룹에 동화되려 노력한다는 평가다.

◇㈜한화 이사회 의장 담당…'효율성' 관점에서 사업구도 개편

옥 사장이 대표이사로 자리하고 있는 ㈜한화에는 총 네명의 대표이사가 있다. 금춘수 부회장이 지원부문, 옥 사장이 화약·방산, 김연철 부사장이 기계부문, 이민석 부사장이 무역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네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부문을 나눠 맡으면서 자율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금 부회장이 지원부문 총괄로서 그룹 자회사 및 계열사 관리를 맡고, 옥 사장이 ㈜한화 전체 사업을 총괄하면서 다른 두명의 대표보다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다. 옥 사장은 ㈜한화의 이사회 의장으로도 자리하고 있다. 사실상 ㈜한화의 굵직한 의사결정을 모두 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채출신도 아닌데다 화약·방산 전문가도 아닌 그에게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화의 총괄 역할을 내어준 이유는 '삼성식 관리 DNA'를 전사적으로 이식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를 정점으로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및 사업구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옥 사장의 효율적 관리 역량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화는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기계부문 내 항공사업과 공작기계 사업 등을 계열사로 넘기는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사업구도를 개편하는 동시에 이를 통한 업권별 지배구도 간명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옥 사장을 중심으로 효율성과 시너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도 개편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옥경석 사장은 원가 혁신 수준의 효율적 비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인물로 삼성그룹에서부터 이름을 날렸다"며 "효율성을 중심으로 둔 사업구도 개편 작업이 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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