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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SCM 점검]SK하이닉스, 2차규제 거론 '웨이퍼' 공급망 분산일본 신에츠화학 포함 5개사 공급…리드프레임 등 후공정 품목 국산화율 80~90% '안심'

윤필호 기자공개 2019-07-18 08:16:19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7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함께 일본 정부의 3대 품목 규제로 직격탄을 맞았다. 불화수소 포토리지스트 등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일본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등 2차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있으며 웨이퍼(Wafer) 등 제품군의 수출규제 확장도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 등 반도체 메이커들은 소재 공급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투입하는 주요 원재료는 웨이퍼와 리드프레임(Lead Frame), 섭스트레이트(Substrate), 인쇄회로기판(PCB) 등이 있다. 원재료 가운데 웨이퍼가 작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주로 팹(Fab)에서 생산을 하기 위한 용도로 매입한다. 웨이퍼는 집적회로(IC)를 제작하기 위해 반도체 물질의 단결정을 성장시킨 기둥 모양의 규소(Ingot)를 얇게 절단해 원판모양으로 만든 핵심재료다.

일본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면 반도체 생산 제조엔 차질이 불가피하다. 다만 다른 대체제를 찾는 것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업체인 SK실트론을 비롯해 미국의 선에디슨, 독일의 실트로닉, 일본의 신에츠 화학과 섬코 등 생산시설을 보유한 5개사로부터 300mm 웨이퍼 완제품을 공급받는다. 5개 회사는 전 세계 300mm 웨이퍼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점유율 1, 2위 업체는 일본의 신에츠 화학과 섬코다. 두 회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7%, 26%로 사실상 절반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메이커는 생산 효율화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특정 협력사로부터 모든 소재를 공급받지 않는다. 적정한 수준으로 각 협력사에 공급 물량을 분산하고 있다. 5개 웨이퍼 공급사의 납품 비중은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세계 시장 점유율 비율대로 분포돼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도 생산량과 품질에서 선두주자인 일본 업체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기업들의 웨이퍼 일본 수입 비중은 전체의 39.7%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웨이퍼 수입품 가운데 일본산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일본산 웨이퍼 공급이 중단될 경우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의 반도체 웨이퍼 공급은 타격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미 검증된 다른 웨이퍼 공급사들이 있는 만큼 대체 물량 확보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화수소 등은 일본업체의 시장점유율이 90%에 달해 이를 대체하는 데 제약이 크다"며 "웨이퍼는 일본산 공급이 중단된다면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대체제 확보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또다른 수입품목으로 리드프레임과 섭스트레이트, 인쇄회로기판 등이 있다. 리드프레임과 섭스트레인트는 반도체 칩과 주기판을 연결하고 불순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웨이퍼와 함께 반도체 집적회로(IC)를 구성하는 또 다른 주요 요소다.

SK하이닉스는 미츠이와 신코 등으로부터 해당 물품을 공급받는다. 이 역시 대체 물량 확보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드프레임이나 섭스트레이트는 후공정(Back-End Process)에 속하는 패키징에 필요한 재료인데 국산화 비중이 대략 80~90%에 달한다"며 "패키징은 세계적으로 기술 수준이 높은 숙성 산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적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매입하는 원재료 가운데 기타 품목의 경우 38%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이 다양하고 업체도 많이 분포하고 있어 일본 업체 의존도를 비롯해 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 밖에 소모품이나 소모품 비품인 저장품도 전체 매입 규모의 4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규제와 상관관계가 높지는 않다.

sk하이닉스원재료매입현황

SK하이닉스의 소재·부품 등 원재료 공급의 국산화율은 5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업체는 미국과 유럽, 일본이 여전히 절대적인 강자다"며 "업계도 국산화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을 커버하는 분야가 워낙 다양해서 이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부품·소재의 국산화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부품·소재 국산화율이 50%에 못 미치고 있지만 협력사 상생을 내세워 꾸준히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미 10년 전인 2009년 상생협력팀을 구성했고, 2012년에는 상생협력체 동반성장협의회의 모태가 된 협력사와의 SK하이닉스 협의회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다.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 숫자도 기존 61개사에서 79개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협력사와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육성을 장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개별 업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또 가격 협상력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로 특별히 추가적으로 협력사 육성·발굴 정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국산화·다변화라는 큰 기조를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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