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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적기 놓친 에뛰드, 운영자금 조달에 '급급' 차입약정 250억↑, 임대료·대금지급 등 일상적 운영자금…미래 채널 전략 '불명'

전효점 기자공개 2019-08-05 13:22: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부진에 현금성 자산이 고갈된 에뛰드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유동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모회사가 제공한 담보를 기반으로 차입을 늘리며 '급한 불 끄기'는 일단락 됐지만 정작 근본적인 구조조정 대책 마련은 늦어지면서 문제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지난 한해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현금성 자산과 자본금이 상당히 고갈된 상태다. 2017년 말 173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38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에뛰드는 올해 들어 차입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유동성 마련에 나섰다. 에뛰드는 차입으로 마련한 유동성을 임대료나 제조협력사 대금지급 등 급한 불을 끄는 데 투입했다.

에뛰드는 지난해 초까지 유지해온 차입금 제로 기조를 깨고 5월 산업은행으로부터 8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올해는 1분기 말 기준 100억원을 차입한 데 이어 지난해 차입금 상환 만기가 돌아온 올해 5월 150억원, 이달 다시 100억원을 우리은행으로부터 차입 약정했다.

최근 추가된 250억원 규모 차입을 위해서는 모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정기 예금 300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50억원은 차입 약정 금액"이라며 "현재까지는 약정액 중 절반 정도를 실제로 차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뛰드는 부채는 늘고있지만 자본은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자본총계는 2017년 말 795억원에서 작년 말 525억원으로 3분의 1이 증발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283억원이 반영돼 미처분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이익잉여금은 936억원에서 668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자본총계 역시 축소됐다.

지난해 에뛰드 매출액은 2183억원, 영업손실은 26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역성장했고 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에뛰드는 올해 1분기,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당기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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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차입으로 당장 필요한 유동성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국내외 브랜드·채널 구조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에뛰드가 국내 로드숍 점포 정리 속도를 높인 것 역시 올해 들어서다. 2017년 말 450곳이던 국내 점포는 지난해 말 393곳으로 57곳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 중에만 322개로 70여곳 이상 축소됐다. 에뛰드는 국내 로드숍들이 일제히 채널 재정비에 들어갔던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렇다할 만한 구조조정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에뛰드하우스가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인 점포 정리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온라인 전략은 알려진 바 없다"고 언급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여겼던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거듭되는 역성장에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때 아모레퍼시픽 5대 글로벌 브랜드로 기대를 모았던 에뛰드는 2007년 첫 해외 진출 후 10년 째가 되던 2016년만 해도 아시아 12국에서 232개에 이르는 매장을 운영했다. 당시만 해도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현재 시점 해외 점포는 1분기 170곳, 2분기 150곳으로 오히려 축소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70여곳 내외로 유지되고 있던 현지 직영점은 올해 6월말 기준 56곳까지 급감했다. 중저가 화장품에 대한 현지 니즈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감소하자 올해 들어서야 일부 현지 점포 정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에뛰드 관계자는 "중국 및 중동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에서 유통채널 효율화 작업과 매장 정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매장 일부를 리로케이션하기는 했지만, 이니스프리가 공격적인 중국 채널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과 같은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에뛰드가 이니스프리 수준으로 현지 사업을 재정비하기에는 실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뛰드는 중국 시장에서 역신장 폭이 커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이 심화되고 채널 정비가 지속되면서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뛰드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을 밝히지는 못하면서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에뛰드 관계자는 "에뛰드 온라인 채널 전략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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