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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강성부의 역전 경험…인수 진정성 보여줄까현대시멘트 M&A 사례 회자…SI 영입 여부 주목

최익환 기자공개 2019-08-05 07:50:23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해온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검토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하는 사람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017년 한앤컴퍼니와 IMM PE 등을 제치고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했던 강성부 대표의 경험에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한다. KCGI의 막판 저력이 유력한 컨소시엄 파트너 영입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이미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 측에 요약투자설명서인 티저레터를 송부받은 KCGI는 다수의 국내 기업에 인수전 참여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KCGI는 한진그룹에도 인수전 공동참여를 제안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의 지분 15.98%를 보유한 KCGI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는 한진칼 투자와는 별개의 건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선 KCGI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의 진정성을 두고 이야기가 오가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테마로 삼고 있는 만큼, 박삼구 회장의 경영 실패로 인해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의 백기사 역할 가능성 등으로 한진칼 투자에 대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라는 명분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시각도 있다. 항공산업이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하면서도 자금모집과 컨소시엄 파트너 물색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강성부 대표의 트랙레코드 중 현대시멘트 M&A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대역전극'이 펼쳐졌던 현대시멘트 딜에서 당시 강 대표가 이끌던 LK투자파트너스는 △한앤컴퍼니 △IMM PE △베어링-글랜우드 컨소시엄 등을 제치고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강 대표의 승부수는 본입찰이 되어서야 드러났다. 예비입찰에는 신한금융투자와만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했지만, 본입찰에는 업계 2인자이자 전략적 투자자(SI)인 한일시멘트를 끌어들인 것이다. 쌍용양회 인수에 실패한 뒤 동종업체 추가 인수를 노리던 한일시멘트를 파트너로 참여시키면서 LK투자파트너스는 결국 현대시멘트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거래를 관망하던 한일시멘트는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인수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게 당시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성부 대표가 이끌던 LK투자파트너스는 당시 유수의 기업들과 접촉을 지속하며 한일시멘트의 인수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시멘트 거래 당시 인수 후보들 중 시장 관계자들이 꼽은 인수 가능성 꼴찌 후보가 LK투자파트너스였다"며 "거래과정에서의 불리함을 역전시킨 전례는 무시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 KCGI의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금융업자인 사모투자펀드 운용사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에는 제약이 존재한다. 항공법 상 외국인의 지분 소유 제한 규정에 따라, 펀드 내 LP들이 국내 기관이면 큰 문제는 없지만 매각측은 기본적으로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있어 재무적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 SI를 선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 역시 예비입찰에는 FI의 참여를 열어둘 수도 있지만, 항공업을 지속 영위할 SI와 손잡지 않는다면 FI의 단독응찰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반드시 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분쟁의 상대였던 한진그룹에 아시아나항공 공동 인수를 제안한 KCGI는 지속적으로 국내 유력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전해진 KCGI는 수 곳의 SI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KCGI의 인수의지가 얼마나 유력한 SI를 영입하느냐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수전을 관망하고 있는 국내 유수 대기업들을 KCGI가 파트너로 영입하게 된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한발 더 다가가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 현대시멘트 인수전과 비슷하게 유력 SI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KCGI에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는 국내 항공업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여있다는 판단 아래 사실상 산업의 재창조라는 플랜을 가지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며 "관건은 얼마나 유력한 SI를 영입하느냐로 인수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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