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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삼성전자, 생산소재 '脫일본' 가능할까국산 활용안 '긴 호흡' 거쳐도 현실성 낮아…외교적 해법 외 묘수 없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08 08:18:5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7일 18: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일본산 소재와 완벽한 이별이 가능할까. 향후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줄여 나간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국산화나 제3국 소재 품목 활용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삼성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은 일본산 소재 의존도가 상당 수준이다. 더욱이 1·2·3차 벤더 등 하청사 끝단으로 들어갈수록 일본산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100% 탈일본은 실현불가능한 시나리오다.

글로벌 분업 체계속에서 소재 도입 다변화가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 경우에도 일본산 소재를 완전히 배격하기보단 협업 관계를 이루는 게 더 유리하다. 삼성전자 단독으로 탈일본을 추진하기 보단 외교적 해법을 통해 한일 관계를 재구축하는 게 합리적인 해결책이란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7일 공포했다. 공포 후 21일 경과 시점부터 법령 개정안이 공식 발효된다. 일본의 한국 수출 전략물자 1200여개 품목이 모두 이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됐다. 수입 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품목을 들여오는데 소요될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게 된 상태다. 비규제 품목 조차도 무기개발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일본 정부의 별도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의 한국 수출우대국 제외 법령이 확실시되면서 삼성전자가 갖게 된 가장 큰 고민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생산시 활용되는 주요 소재 확보다. 삼성전자는 일본이 한국을 수출우대국에서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지난 6월 이후부터 이에 대한 논의와 '국산화 실험'을 지속해왔다. 에칭가스와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업계에 잘 알려진 수출 규제 품목뿐 아니라 일본에서 들여오는 소재들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지속해 찾아왔다.

삼성전자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찾는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일본에 다녀온 직후다. 이 부회장은 5박 6일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13일 귀국한 직후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TV 등도 컨틴전시 플랜 수립 대상에 포함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협력사 등을 포함 사업부 전반에서 일본산 소재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협력사가 일본 외 소재를 활용해 만든 품목으로 제품을 생산해보는 실험도 지난 한 달 동안 꾸준히 이어왔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일본산 소재를 국산이나 제3국으로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최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벤더사들의 국산화율을 일일이 컨트롤하기도, 또 무한정 지원책을 펼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스마트폰으로 보면 삼성전자 부품 국산화율은 이미 90%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국내 벤더들의 원재료 구매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끝단에는 일본 업체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다. 카메라모듈과 PCB 등을 생산하는 1차 벤더들의 원재료 매입 업체에는 쇼에이, 도레이, 코스모, 소니, 미쓰비시 등 일본 회사들이 여럿이다. 2·3차 벤더까지 들어가면 일본산 부품은 더욱 많아진다. 자칫하면 스마트폰 생산도 타격을 입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반도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삼성전자는 직접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90%, 에칭가스는 50%를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는 이외 일본산 화학제품 사용 품목만 220여개 종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일본이 공포한 것처럼 1200여개에 달하는 품목이 별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단순 반도체 생산 소재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산 소재를 다른 쪽 소재로 단기간에 완전히 대체할 수 있었다면 이번부터 이미 실시를 했을 것"이라며 "국산이나 제3국 소재로 전면 대체한다는 것은 당장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본산 소재 탈피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는 말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회의를 벌여온 것일 뿐이란 설명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는 "내부에 존재하는 TF는 수백개이고, 모여서 회의만 해도 TF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비상상황인데 일본산 소재 위기를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는 당연히 내부에서 지속해 논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공식 입장은 '탈일본 TF는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규제 부담을 벗어나기 위해 국산과 제3국 소재 실험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단기간에는 '탈 일본'을 이루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대 국가 차원에서 외교적으로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 스스로 해법을 찾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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