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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정제마진 개선 분위기...신용도 살아날까 투자·배당 증가…순차입금, 2013년 수준 '증가'

양정우 기자공개 2019-08-09 13:04: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AA+, 안정적)의 순차입금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Baa1)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순차입금이 연말쯤 과거 정유사 침체기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적자에 이어 올해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금창출력의 둔화가 뚜렷하지만 투자와 배당 등 대규모 현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신규 사업 기반을 위한 배터리 투자는 앞으로도 대대적으로 단행될 계획이다.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등급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실적 부진 지속…순차입금 증가세 '우려'

SK이노베이션은 물론 국내 정유사는 불과 5년 전만해도 크레딧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에 휩싸여 있었다. 지난 2014년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차입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뒤로 수년 간 업황 호조를 누리면서 초우량 신용도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정유업계가 일제히 적자 실적을 거둔 후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맏형'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적자에 이어 올해 1·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3311억원, 4975억원)을 내놨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53.5%, 41.6% 감소한 수치다. 역마진에 가까운 정제 마진과 글로벌 무역 분쟁 등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무엇보다 급격히 늘어난 순차입금 규모가 'AA+' 등급 유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4조3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조4954억원)과 비교해 8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6년 말(9013억원)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3조4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순차입금 수준은 등급하향 압박이 심했던 2014년 말(7조8542억원)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하지만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안도감을 느끼기에 이르다. 이미 침체기의 도입 시점이었던 2013년 수준에 빠르게 다가섰다. 무디스가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배경엔 이런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무디스측은 올해 말 순차입금(자체 조정 수치)이 7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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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창출력 위축 속 투자 강공…배당 등 주주친화책도 모니터링

올해 상반기 에비타(EBITDA, 2조7838억원)를 고려하면 차입금커버리지 지표(순차입금/연환산 EBITDA 1.5배 안팎)가 국내 신용평가사의 등급하향 트리거(순차입금/EBITDA 3배 초과)와 아직 거리감이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SK이노베이션의 현금 유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고된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22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위치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자 연간 1조원 안팎으로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감압잔사유 탈황설비(1조원) 등 굵직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투자가 2022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본다. 그 사이 기존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기존 캐시카우를 통해 투자 부담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실적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면 순차입금의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대규모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의 변화도 모니터링 대상이다. 지난해 8000억원 규모의 배당과 1조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면서 현금 유출의 부담이 배가됐다. 크레딧업계는 실적 부침과 무관하게 고배당 정책을 고수할 경우 향후 재무 부담을 제어하는 게 녹록치 않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정제 마진이 반등한 만큼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량한 신용도를 유지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사업에 쏟는 연간 1조원 수준의 투자금이 당초 전망치보다 적다는 고무적 시각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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