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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위기론 허와 실]'조 단위' 투자 신사업, 언제쯤 제 역할 할까⑤프라퍼티·이마트24, 장기 수익원으로 '주목'…유상증자·차입에 지출 부담↑

전효점 기자공개 2019-08-30 08:16:00

[편집자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끊기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 부상하는 국내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 속에서 할인점 업계 1위 이마트는 시장의 우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의 DNA를 유지하면서 온라인 시대 요구 부합에 동시에 나서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더벨은 이마트가 보유한 자원과 경쟁력을 돌아보고, 이마트를 둘러싼 부정적 시선에 대해 재평가의 여지는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본사를 중심으로 한 대형마트 본업(이마트, 트레이더스, 전문점) 외에도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에 광범위하게 투자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사업에서의 활로를 모색해왔다. 이마트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의 주장은 신사업 투자에서 기인한 것이 많다. 우려는 한 줄로 요약된다. '돈 들어갈 구멍은 많은 데 당장 회수할 구멍은 적다'는 것이다.

신사업 성과는 엇갈린다. 삐에로쇼핑이나 부츠, 제주소주처럼 빠른 판단으로 사업을 접은 경우는 약간의 손실로 마무리된다. 관건은 이마트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계열사다. 투자 지출이 장기화 되면서 수익화 시기가 늦춰진다면 그룹 전체를 휘청거리게 할 수 있는 사안이 된다. 신세계프라퍼티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사업과 이마트24 편의점 사업이 대표적이다.

◇'스타필드' 신세계프라퍼티, 회수는 하남·고양 '수백억' 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이마트의 가장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외부 브랜드로부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아울러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PK마켓 등 이마트 계열사 브랜드의 동반 성장을 돕는 울타리가 돼 주기도 한다. 할인점이나 편의점처럼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체류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난 것이 방점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스타필드는 반나절에서 한나절 이상 체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앞으로 미세먼지, 폭염 등 기후 변화가 진행될 수록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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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타필드하남 잔여지분 49% 터브먼아시아(TPA Hanam Union Square Holdings LP) 보유
2) 스타필드고양 잔여지분 49% 이지스 전문 투자형 사모투자신탁 87호 보유
3) 스타필드안성 잔여지분 49% 터브먼아시아(TPA Hanam Union Square Holdings LP) 보유
4) 스타필드수원 잔여지분 50% KT&G 보유
스타필드 사업은 이마트 100%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외부투자자와 합작해 스타필드 법인을 설립하고, 이후 이들 법인의 운영을 위탁받아 사업을 하는 구조다. 2분기 말 현재 신세계프라퍼티 산하에는 스타필드하남(51%), 스타필드고양(51%), 스타필드청라(99.9%), 스타필드안성(51%), 스타필드수원(50%), 에스피청주(99.3%) 등이 계열사로 귀속돼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수도권과 지방 곳곳에 동시 다발적으로 스타필드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어 대규모 자본이 동시에 필요하다. 2019년부터 5년간 2조2000억원원의 총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안성점과 청라점은 착공을 시작했고 수원점은 내년부터 개발이 시작된다. 안성점은 2020년~2021년께 완공이 예정돼 있다. 하남점과 고양점의 경우 1곳 건립에 1조원, 8000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투자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각각의 스타필드 점포마다 외부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지만 모회사로의 자금 수혈에 가장 의존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유상증자를 실시해 신세계이마트그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다시 스타필드 법인에 투입하는 식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2013년 설립 후 지난해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이마트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1조1000억원 규모다.

이같은 투자금은 스타필드 각 지점의 이익이 진행됨에 따라 회수될 전망이지만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스타필드하남에서 지난해 회수한 이익은 240억원 정도다. 스타필드하남은 2017년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당기순이익 규모가 20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하남 지난해 실적에 대해 지분법 손익 115억원, 배당금 120억원을 수령했다.

하남과 달리 종속회사로 분류되는 스타필드 고양점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작년 고양점의 영업수익은 906억원, 당기순이익은 197억원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올해 스타필드고양으로부터 지분 51%에 대해 수령한 배당수익은 100억원 규모다.

고양점과 하남점의 수익화가 시작됐지만 워낙 들어간 투자금이 큰 탓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은 이마트 전망을 여전히 어둡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마트24, 공격적 점포 확장·정부 규제에 리스크↑…숨고르기

이마트는 2013년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영업 규제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편의점 사업을 처음 주목했다. 이듬해에는 편의점 가맹사업자였던 위드미를 인수하고 편의점 사업 진출을 선언한다. 당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사업은 신규 출점이 정체되면서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두자릿수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마트는 편의점 진출 후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는 데 주력했다. 업태 특성상 일정수 이상의 점포 기반이 있어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편의점 사업이 6000개 점포를 기점으로 손익 분기점에 접어든다고 봤다.

출점을 가속하는 과정에서 이마트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했다. 점주를 유인하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강조하지 않고 수수료 방식을 매출의 일정 비율이 아니라 월 회비 방식으로 전환한 데 이어, 로열티나 영업위약금은 폐지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전략을 동시에 펼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2017년 단행한 브랜드명 및 간판 교체에 따라 관련 비용이 급격히 증가해 적자를 심화시켰다. 그외 FF(Fresh Foods, 신선식품)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에 투자해 올해초 김천에 FF 전용공장을 짓는 등 편의점 사업 전반에 걸쳐서 다양한 투자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이마트가 참여한 이마트24 유상증자는 2014년 150억원에서 2017년 799억원, 지난해 109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4년간 수혈된 자금만 약 2700억원에 달한다. 그외에도 회사채를 통해 시장성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년간 5차례의 사모사채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총 650억원이다. 이마트24는 앞으로도 신규 점포와 물류설비 증설에 대해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마트24 실적은 점포수 확장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년 수백억 규모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24 매출은 6200억원, 영업손실 163억원이다. 설상가상으로 올초부터는 편의점 간 근접출점 규제 시행에 따라 사업 확장에 장애물이 생김으로써 손익분기점 시기가 더욱 늦춰질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편의점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해 투자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적자 요인이 됐다"면서 "지난 6월 4000개 점포를 돌파했는데 경쟁사가 20년 가까이 걸린 것을 4년10개월 만에 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최근 부동산 펀드 등을 통해 자산을 유동화하면서 투자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경영은 배분의 문제"라며 "투자 전체 바스킷은 연간 안정적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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