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출구조 붕괴' 휴림로봇, 자금조달·신사업 '사활' [오너십 시프트]①2년새 수익 80% 급감 적자 지속, '대주주 유치+신규 M&A' 박차

박창현 기자공개 2019-09-03 07:32:1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2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방산업 업황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간 휴림로봇(옛 디에스티로봇)이 홀로서기를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조업 시장 침체로 매출이 고점 대비 5분의 1 토막난 상황에서 자금 유치와 신규 인수합병(M&A)를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새롭게 파트너십을 구축한 '에이치엔티'와는 자율주행, '필로시스헬스케어'와는 바이오 분야 접점을 늘려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휴림로봇은 최근 최대주주가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에서 '에이치엔티'로 변경됐다. 에이치엔티는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6.62%의 지분을 확보, 휴림로봇 최대주주가 됐다. 휴림로봇의 신규 자본 조달과 최대주주 변경은 생존을 위한 결단이었다는 분석이다. 매출 구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전략과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휴림로봇은 국내 대표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이다. 직각 좌표 로봇과 로봇 응용 시스템, 모션 컨트롤러 등 제조업용 로봇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디스플레이(Display)와 반도체 등 높은 기술 수준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하이테크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휴림로봇

2015년에 들어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초호황기에 접어들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2015년 271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450억원을 넘어섰고, 2017년에는 설립 후 최대인 715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15억원 대에서 4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그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7월에는 630평 규모의 제2공장도 준공했다. 하지만 사업 확장은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미중 무역 분쟁과 성장 정체,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 등 각종 악재로 작년부터 디스플레이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휴림로봇은 대기업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새롭게 공장을 세우거나 추가 유지보수에 나설 때 매출이 발생한다. 시장 악화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7% 줄어든 307억원에 그쳤다. 공장 증설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 탓에 영업손익도 8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올해까지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그 증거다. 최악이라 여겼던 작년보다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휴림로봇 상반기 누적 매출은 86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5.3%나 줄었다. 고점을 찍었던 2017년 상반기(490억원)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손실 역시 지속되고 있다. 최근 2년간 누적 손실액이 90억원을 넘어섰다.

결국 휴림로봇의 생존을 위해 변신을 택했다. 변화 조짐은 이미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 때부터 감지됐다. 휴림로봇은 주총 때 무려 5명의 등기임원을 새롭게 선임했다. 아울러 △의료정보 시스템과 △의료기기 △바이오 신재생 △화장품 △헬스케어 등 바이오 아이템을 대거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6월에는 자율주행 기업 '에이치엔티'를 투자자로 유치해 자본금 50억원을 확보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휴림로봇은 향후 전환사채(CB)을 발행해 100억원을 더 조달할 계획이다. 총 150억원의 유입 자금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90억원이 신규 M&A 실탄으로 활용된다. 휴림로봇의 포트폴리오 확장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오 기업 '필로시스헬스케어'와의 협업도 예상된다. 휴림로봇은 최근 10억원 규모의 필로시스헬스케어 CB 투자를 단행했다. 필로시스의 혈당 측정 진단기 사업 분야가 협업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