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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절박한 산은과 금호그룹, '연내매각' 가속도산은 '경영정상화' 책임론 진화…금호 '후일 도모' 실탄 마련 마지막 기회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5 14:10:1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내 매각은 금호그룹도, 산업은행도 꼭 이뤄야 하는 목표다. 서로 그 이유는 다르지만 이번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두 주체 모두 연내 매각이 불발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이번 본입찰을 앞두고 매각 측의 행보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원매자들간 경쟁도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예비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우위가 점쳐진다. 이 가운데 막판 인수전에 뛰어들 또 다른 원매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본입찰이 사실상 국적 항공사를 인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연내 매각이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지난 4월 산은은 금호그룹 전 계열사에 걸쳐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성공을 담보할 일종의 안전장치로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하고, 아시아나항공 상표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했다.

약정의 체결 주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는 물론, 금호고속 및 주요 계열사다. 지난 4월 산은이 공개한 보도자료에는 '계열주 일가(一家),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이 특별약정의 대상이라고 명시돼 있다.

약정이 깨지면, 박 회장 일가는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의 경영권도 모두 박탈될 위기에 처한다. 당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외에 금호고속에 대해서도 담보 대출을 실행했다. 산은은 금호그룹 지주회사인 금호고속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은, 곧 박 회장 일가의 금호그룹 경영권 상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다.

또 다른 차원에서 박 회장 일가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사활을 걸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될 경우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동력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 대금이 금호산업으로 유입되면, 그 자금의 규모 만큼 박 회장 일가의 신규사업 투자 여력도 생성된다. 만약 이번에 매각에 실패하고, 향후 산은이 매각의 전권을 가져갈 경우 현재의 주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구주가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산은도 연내 매각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됐을 때부터, 이동걸 회장은 "연내 매각"을 원칙으로 고수했다. 단순히 이 회장이 연내 매각을 선포했기 때문에 그 말이 지켜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실패하고, 경영정상화가 지연되면 될수록 산은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산은에게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를 할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몇 차례 있었다. 결과적으로 산은은 그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했다. 2015년 금호산업 지분 매각, 올해 초 감사의견 '한정' 사태 등 산은이 주채권은행으로서 개입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산은은 그 때마다 박 회장 일가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경영정상화에 실패했고, 오히려 '골든 타임'을 놓치며 부실은 더 커졌다. 이번에 만약 매각이 불발된다면, 채권단에 속해 있는 시중은행의 불만은 최고조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주주 등 이해당사자들의 비판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산은의 위상도 손상을 입게 된다. 매각을 결정한 순간부터 산은은 항공산업 구조조정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다. 주채권은행으로서의 기능보다, 국적 항공사(FSC)의 부실을 걷어내는 역할을 담당하는 국책은행으로서의 기능에 더 방점이 찍히게 됐다.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항공대란을 피하고, 최대주주 교체를 통해 회사를 연착륙 시키는 것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 산은에게 부여된 역할이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 매각 타이밍이 늦었던 것 아니냐 하는 후회가 나온다"며 "지난해 기내식 대란, 올해 초 회계이슈가 불거졌을 때 조기에 매각을 결정하고,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면 현재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었고, 매각도 더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 등 연내 매각을 위한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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