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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기업은행, 미국 진출 국내 중소기업 '조력자'무역금융·기업대출 주력…현대차 협력사·교포기업 주고객

뉴욕(미국)=김현정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19-11-07 13:38:00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4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설립 목적은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데 있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 뉴욕지점 역시 이 같은 정체성을 살려 한국계 중소기업 성장의 도우미 역할에 한창이다. 영업점이 뉴욕지점 하나밖에 없다보니 커버리지(영업구역)는 미주대륙 전체를 아우른다.

뉴욕지점의 가장 큰 여신고객은 자동차부품 생산업체들이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같이 온 협력업체들이 조지아 주, 알라바마 주 등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뉴욕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들이다. 뉴욕 근교의 고객들은 소규모 한인교포기업들이 대다수를 이룬다. 주로 의류, 악세사리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기업은행 뉴욕지점의 주요 영업분야는 무역금융과 기업대출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7대 3 비중이다. 3분기 말 무역금융 자산 규모는 8억달러, 기업대출 규모는 1억4300만달러에 이른다.

무역금융은 기업에 수출입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신용장 결제 등에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이 발생한다. 기업대출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교포기업이나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자금 등을 지원해준다. 뉴욕지점은 2002년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해 현재는 기업영업만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워낙 넓은 지역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 부담도 컸다. 고성환 기업은행 뉴욕지점장은 미국에서 영업을 펼치는 데 가장 큰 어려운 점으로 마케팅을 꼽았다. 넓은 지역에서 기업금융이 필요한 업체들을 발굴하는 게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 본점과의 협업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고 지점장은 "한국에서는 영업점 인근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반해 뉴욕지점은 미주대륙 전체가 대상이 되는 만큼 한계가 있다"며 "찾아가는 마케팅보다는 기업은행 국내지점 거래고객이 미국현지에 진출 시 여신 및 무역금융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외 다양한 영역에서 본점과 긴밀히 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중소기업은 미국 진출 시 아무래도 현지 금융사들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렵다. 현지 금융사들이 국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 수준을 알 길이 없는 만큼 미국 내 거래실적이 없이는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받기 힘든 것. 반면 기업은행 뉴욕지점은 미국현지 신용평가기관과 한국 본점을 통해 얻은 기업신용정보를 토대로 기업들에게 필요한 대출을 제공할 수 있었다.

고 지점장은 "대출신청업체의 모기업이 한국 내 기업은행 지점과 거래한 기록이 있을 경우 해당 지점과 정보교환을 통해 대출을 내주기도 한다"며 "한국의 모기업이 보증을 한 경우엔 모기업의 신용정보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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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 Broadway #37FL, New York'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뉴욕지점 내부 모습

기업은행 뉴욕지점의 현 최대이슈는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이다. 지난 2016년 미국연방준비은행(FRB)과 뉴욕 금융감독청(DFS)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미비 등을 이유로 서면합의를 부과받은 뒤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관련 시스템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에는 관리체계을 갖추고 컨설팅을 받는 데 많은 판관비를 지출한 탓에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올 들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다. 2017년 200만달러 규모의 순이익을 냈던 뉴욕지점은 지난해 680만달러 순손실을 내며 실적이 주춤했다가 올 8월 말 누적기준으로 350만달러까지 순익을 다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현재 기업은행 뉴욕지점에는 한국에서 온 직원 7명, 현지직원 21명이 일하고 있다. 여신업무 담당직원은 모두 6명이며 외환부서에 3명, 컴플라이언스 부서에 9명이 업무를 보고 있다. 기획 및 회계팀에는 각각 4명, 2명이 일하고 있다. AML 인력은 총 9명으로 본국직원 1명, 현지직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고 지점장은 "기업은행 뉴욕지점이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진출 초기에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 밖에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본점 투자은행(IB) 관련부서와 협업해 미국현지 IB 거래를 취급하는 등의 수익원 다각화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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