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북미 다음 성장축 '체코' 삼은 배경은 'EMEA 법인' 신사옥 개소…낮은 인건비·법인세 강점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19 08:30:0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두산밥캣이 유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의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신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다. 두산밥캣은 특히 체코 시장을 거점으로 삼았다. 낮은 인건비와 법인세 혜택 등으로 유럽시장의 중심기지로 체코를 활용하고 있다.두산밥캣은 지난 10월 말 체코 도브리스(Dobris) 지역에 EMEA(유럽·중동) 법인의 신사옥을 개소했다. 이 곳에는 2만2000㎡ 규모의 소형 건설기계 공장 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업무를 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센터와 트레이닝(Training)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지난 2007년 터를 잡은 후 사업시설 확장을 추진했고, 이번 신사옥 완공을 통해 일련의 기반시설 조성 작업을 마무리 했다.
체코는 유럽·중동 지역의 주요 생산거점이다. EMEA 법인은 유럽 및 중동 지역의 '본사' 역할을 맡는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두산밥캣 건설기계는 체코공장에서 생산된다. 지난해 이 곳에서 약 1만7000대의 제품을 생산해 약 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유럽시장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2만2000여대 정도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은 북미를 근거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만큼, 국내 본사와 함께 북미에 대형 R&D센터와 생산설비 등 주요 시설들을 갖춰놓고 있다. 북미에서 창출되는 매출은 전체의 약 70%인 약 2조5000억원 안팎이다. 두산밥캣이 북미에 이어 체코에 EMEA 법인의 신사옥을 개소하며 관련 설비를 구축 및 정비한 배경에는 그만큼 이 지역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달 초 두산밥캣은 체코 EMEA 법인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탐방을 진행하는 등 투자자와의 소통도 늘리고 있다. 또 불필요한 유럽 내 법인들을 축소 및 통폐합 하면서 체코 중심의 구조로 개편했다. 지난해 초 EMEA 지역에 15곳의 법인을 두고 있었지만 올해는 8곳으로 축소됐다. EMEA 지역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감축하기 위한 조치였다.
두산밥캣에 있어 EMEA 지역은 신시장이나 다름없다. 매출 기여도는 20%에 불과하지만 성장률은 10%대로, 북미(6%)보다 높다. 이미 북미에서는 두산밥캣이 확고한 브랜드 파워와 선두입지를 다지고 있는만큼 더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반면 EMEA 시장의 경우엔 아직 브랜드 입지가 높지 않은데 따라 두산밥캣이 공략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EMEA 지역에서 많이 쓰이는 MEX 제품의 경우 두산밥캣의 점유율은 약 5~10%로 6위에 그친다.
두산밥캣이 유럽 중에서도 특히 체코를 선택한 이유는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법인세율 등이 장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인건비는 국내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낮고, 두산밥캣이 두산그룹에 인수되기 훨씬 이전인 1995년부터 근무하던 숙련공들도 높은 로얄티를 보유하며 여전히 근무 중이다. 더욱이 법인세율 부담 등이 적어,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생산역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 유럽의 건설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라 건설기계 시장 역시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산밥캣은 현재 EMEA 법인과 거래하는 제품 딜러를 217곳 정도 갖추고 있다. 북미 딜러인 755곳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하지만, 꾸준히 늘려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하고 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체코에 EMEA 시장의 본사 역할을 하는 신사옥을 개소한 것은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건설경기 호조가 기대되는 EMEA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브랜드 입지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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