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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하향압박' 한토신, 부동산 규제 버틸까 이익 줄고, 신규수주 감소…건전성도 경고음, 요주의자산 94%

이경주 기자공개 2020-01-23 14:50:5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신탁이 사상 최대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섰지만 시장환경이 녹록치 않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이미 수익성이 악화됐고 2~3년 후를 담보할 신규수주도 줄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까지 겹쳤다. 특히 요주의자산이 전체 자산의 90%가 넘어 자산건전성이 후퇴한 것이 우려된다. 더딘 자금회수로 인해 재무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1위 사업자, 차입형토지신탁 최강자

한국토지신탁은 1996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자회사로 설립됐다. 현재는 민영화돼 최대주주가 엠케이인베스트먼트(지분율 34.08%)다.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한국토지신탁은 고위험·고수익 사업모델인 차입형 토지신탁이 주력사업이다. 자산과 수수료수익 기준 업계 1위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점유율(수수료)은 15.5%다.

토지신탁사는 건축자금이나 전문지식이 없는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아 효과적으로 개발·관리해 얻은 이익을 소유자에게 다시 돌려주는 사업을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며 받는 수수료가 핵심 수익원이다.

토지신탁은 건축자금 조달방식에 따라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뉜다. 차입형은 공사비 등 사업비를 신탁사가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다. 신탁사 입장에선 차입금 부담리스크가 있지만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관리형은 조달책임을 위탁자(소유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신탁사 차입리스크가 경감된다.

주요 사업지역은 대형건설사와 경쟁이 덜한 지방이다. 대전, 대구, 부산 등 광역시 재정비나 재개발 사업에 참여해 수주를 받는다. 자체 아파트, 오피스텔 브랜드인 ‘코아루’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사용시 분양외형의 약 0.4%를 브랜드 수수료로 받는다.

◇부동산 침체, 신용도 다시 내리막

한국토지신탁은 지방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2015~2016년을 기점으로 큰 폭의 성장을 해왔다. 2015년 689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2018년 1335억원으로 껑충뛰었다. 덕분에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한기평, 한신평)도 2015년 기존 A-에서로 A로 상향됐다.

하지만 올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선 신용도가 내리막길로 전환됐다. 지방 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누적 당기순이익은 806억원으로 전년 동기(1061억원)에 비해 24% 감소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이 주력이라 실적 등락폭이 타사 대비 더 컸다. 2~3년 후 실적이 될 신규수주도 줄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신규수주액은 961억원으로 전년 동기(1430억원)보다 469억원 감소했다. 단기실적과 중장기 전망 모두 좋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규제 악재까지 겹쳤다. 당장엔 수도권 사업자인 대형건설사 수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겠지만, 그 여파가 점차 지방으로 번져 부동산 신탁사들 사업도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 타깃이 수도권 특히 서울쪽 대형 재개발 사업장이라 지방 사업자 중심인 신탁사는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규제이슈가 투자와 건설 심리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토지신탁 신규수주는 올해도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요주의자산 비중 94%, 재무악화 초래 가능성

특히 한국토지신탁은 수년 새 급격히 높아진 요주의자산 비중이 핵심 점검 요인으로 떠올랐다. 신탁사들은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건전성과 관련해 은행이나 캐피탈사와 같이 금융감독원 통제를 받는다.

투자한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무→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누고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추정손실이 가장 불건전한 단계다. 신탁사의 경우 투자한 자산 준공이나 분양률이 계획대비 미흡할 경우 '요주의' 이하로 분류하기 시작한다. 가령 분양 후 6~12개월 시점에 분양률이 50% 미만일 경우 '요주의'로, 30% 미만이면 '고정'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요주의이하 자산이 9989억원으로 전체 건전성분류대상자산(1조613억원)의 94.1%를 차지한다. 2015년 32.9%에서 무려 6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위험 수준인 고정이하 자산도 3143억원으로 비중이 29.6%다. 역시 2015년 11.1%대비 18.5%포인트 급등했다.

신평사들이 악화된 자산건전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재무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을 하기 때문에 시공사에 지급하는 공사비 등에 대해 총괄적인 책임이 있다. 차입과 분양을 통해 받은 자금으로 충당해 왔다. 그런데 현재는 투자자산 94%가 제 때 자금회수가 안되는 상황이다. 한국토지신탁 자금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

앞선 관계자는 "요주의이하자산비중 94%는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특히 고정이하(29.6%)는 준공이 됐는데도 분양이 안된 악성 재고라 점검이 필요하다"며 "우선 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이고, 유동성 측면에서도 자금이 묶이는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수주를 받으려면 그 만큼 차입이 더 필요해 재무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수익성 악화 △장기 침체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한 재무위험 등이 겹치며 올해 신용도는 확실히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다만 올해 내로 등급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관계자는 "업황 전체가 신용도 하향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본다"며 "한국토지신탁은 차입형이라 변동성이 더 클 수 있지만 업계 1위라는 점에서 차입형 신탁사 중에선 가장 대응능력이 높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측은 자금회수와 신규수주에 대해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분양률이나 공정률이 계획 대비 0.1%만 미달돼도 정상이 아닌 요주의로 분류된다"며 "94% 요주의 자산을 모두 자금 회수가 제 때 안되는 자산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수주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4분기에 739억원 수주량을 기록해 연간 수주량이 약 1744억원으로 2018년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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