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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회장의 오너십 중추 '미래엔·전북도시가스' [진격의 중견그룹]②교육·에너지 부문 지주사 역할, 지분 늘리며 그룹 장악

박창현 기자공개 2020-02-25 08:36:59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엔그룹은 교육·출판사업과 에너지사업, 두 다리로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 1조2000억원, 매출 1조원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두 사업의 성장 덕분이다. 기본적으로 교육·출판사업은 그룹 모태인 '미래엔'이, 에너지사업은 '전북도시가스'가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서 있다.

미래엔과 전북도시가스는 상호 간에 출자 고리를 형성하며 지배구조 근간을 세웠다. 오너인 김영진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중추를 이루고 있는 두 기업에 대해 영향력을 높이면서 오너십도 손에 쥐었다.

미래엔은 그룹의 출발선이다. 1948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교과서를 발행한 '대한교과서'가 모태다. 창업자와 2세, 3세를 거쳐 현재는 오너 4세인 김영진 회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교육·출판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본업에서 창출한 유보금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연스럽게 미래엔은 그룹 신사업 투자를 관할하는 컨트롤타워가 됐다. 실제로 한진에너지(현 미래엔서해에너지)와 인천 논현 집단에너지 (현 미래엔인천에너지), 한솔에듀케어(현 미래엔에듀케어) 등 주요 M&A 거래를 주도하며 자금줄 역할을 담당했다. 미래엔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이유다.

전북도시가스 역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첨병 역할을 했다. 도시가스사업의 성장성을 예견한 미래엔그룹은 1982년 전북도시가스를 설립했다. 선견지명이 맞아 떨어지면서 전북도시가스는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성장했다. 자금력이 뒷받침되자 미래엔과 함께 그룹 M&A 투자를 주도했다. 2009년에는 자회사를 설립해 골프장 운영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표면상 미래엔그룹은 미래엔과 전북도시가스, 양 사가 그룹 계열사들을 상호 보완적으로 완벽하게 지배하는 구조다. 특히 두 회사는 상호 간에도 지분을 갖고 있다. 미래엔은 전북도시가스 지분 21.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북도시가스 역시 미래엔 지분 17.9%를 확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호 출자로 지배구조 그물망을 더욱 촘촘하게 엮었다는 평가다.

김영진 회장은 미래엔과 전북도시가스 지분을 일찍부터 보유하면서 그룹 지배와 승계 기틀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부친인 김필식 전 사장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빠르게 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지배력 확대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경영 첫 발을 내딛었던 2000년만 하더라도 미래엔 최대주주는 전북도시가스(29.7%)였다. 당시 김 회장 지분율은 8%대에 불과했다. 2008년 고 김광수 명예회장이 보유 지분을 정리하는 등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하자 지배구조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 역시 8년만에 지분율을 8.23%에서 9%대로 끌어 올렸다.

2010년 미래엔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후계자로 낙점을 받자 김 회장은 그룹 장악력을 더욱 높였다. 기획재정부와 개인 주주 등에 두루 펴져있던 미래엔 지분을 한데 모으면서 2012년 지분율을 14.32%까지 끌어올렸다. 그 사이 전북도시가스는 일부 지분을 미래엔서해에너지로 넘기면서 지분율을 17.9%로 낮췄다. 이후에도 김 회장은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입해 2018년 드디어 전북도시가스를 제치고 미래엔 최대주주(19.6%)로 등극했다.

전북도시가스 또한 김 회장이 직접 지분을 들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김 명예회장이 20.76%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하지만 2005년 들어 김 명예회장이 후계 구조 정리 일환으로 지분을 팔기 시작하면서 그 자리를 미래엔이 메웠다. 김 회장도 지분을 꾸준히 보유하면서 2007년 미래엔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결국 2010년 경영권 승계 이후 미래엔은 최대주주, 전북도시가스는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그룹 오너십을 완벽하게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미래엔과 전북도시가스가 상호출자 고리로 묶여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그룹 장악력은 더욱 막강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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