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글로벌 RPA 업체 한국 상륙에 눈 돌리는 재계생산직 넘어 사무직서도 로봇 자동화, 비용 절감 방안으로 활용
박기수 기자공개 2020-02-27 09:13: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 직원 A씨는 거리별 물류 운송요금을 책정하면서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데이터를 컴퓨터에 일일이 입력해 왔다. 이렇게 A씨의 팀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연간 7000건이 넘었다. 480시간이 소요되는 단순·반복 업무였다. 하지만 이제는 물류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로봇업무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시스템 덕분에 단순, 반복하던 일을 클릭 몇 번으로 끝낼 수 있다.#국내 대표 제지업체 한솔그룹은 지난해 계열사인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에 RPA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한솔제지의 경우 자금·구매·회계 등 46가지 업무에 우선 RPA를 도입해 운영한 결과 기존 소요되던 업무시간 대비 평균 52%의 시간 단축 효과를 거뒀다. 연간 192시간이 걸리던 온라인 시장 가격 모니터링 업무와, 연간 1000시간이 걸리던 관세환급 업무에 RPA를 적용해 업무 시간을 절반 이상 줄였다. 한솔테크닉스의 경우 단순 발주(Order) 처리 업무에 RPA를 도입한 결과 연간 924시간이 걸리던 해당 업무 시간이 24시간으로 줄어드는 혁신적인 결과를 낳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RPA는 어느 기업에게나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는 재계가 더 이상 로봇을 생산직 영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생산 영역을 넘어 사무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RPA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 이미 '트렌드'다. 예컨대 국내 기업들은 고객과의 소통, 물품 혹은 자금 조달, 재고 관리, 대금 지급 시스템 등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RPA를 쉽게 정의하면 '사람이 컴퓨터로 하는 반복적인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뜻한다. 특히 기업 내 비용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최고재무관리자(CFO)나, IT 기술 도입으로 업무 효율화를 좇는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들은 자사에 적용할 수 있는 더 나은 RPA 관련 솔루션을 찾기 위해 항상 시장을 주시한다.
국내 RPA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온 것은 2018년 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유아이패스(UiPath)'와 '오토메이션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기존 '부서 단위' 혹은 '프로젝트 팀 단위'에 RPA를 부분 적용해오던 재계는 대형 RPA 업체의 등장에 부분 적용을 전사 적용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재계는 글로벌 업계 1위 기업인 유아이패스의 솔루션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예가 LG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한솔그룹 등이다.
원리는 이렇다. LG CNS와 한솔PNS 등 그룹 내 IT 기업들이 유아이패스 등 RPA 기업이 제공하는 라이선스를 구매하고, 각 그룹에 맞는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전사적으로 적용한다. 유아이패스 관계자는 "데스크톱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솔루션을 제공한다"면서 "스마트 공장에서도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일이라면 생산직이든 사무직까지 모든 영역에서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RPA의 적용 대상은 사기업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 역시 적극적으로 RPA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을 제외한 주요 은행의 경우 유아이패스의 RPA를 도입하고 있다.
한편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 삼성SDS에서 독자적인 RPA 시스템인 '브리티 웍스(Brity Works)'을 개발해 자체 적용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대기업이나 국내 금융권은 RPA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으나, 한 부서 내에서도 일부 부서에서 '파일럿' 형식으로 시범적 도입에 그쳤다"면서 "다만 유아이패스 등 '전사적' RPA 솔루션을 제공할 역량이 되는 글로벌 대형 RPA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국내 기업들의 선택지가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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