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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원가경쟁력, 펀더멘털 지탱...신용도 굳건 [Earnings & Credit]새 주인 PEF, 원가 절감 '올인'…주택경기 부진 속 실적 방어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11 15:11:0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공업(A-, 긍정적)이 펀더멘털을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사모투자펀드(PEF)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원가 절감에 사력을 다하면서 크게 향상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시멘트 수요 감소기에 저력을 드러내며 사뭇 달라진 사업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 경기 부진에 실적이 위축됐지만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최대주주 손바뀜시 개선된 재무건전성이 아직까지 공고하다. 당시 유상증자에 따라 재무구조에 양적,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 과거 'BBB'급 신용도에서 벗어난 데 이어 이제 'A0' 등급으로 진입할 기세다.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한 정부 주도의 대대적 투자는 시멘트 기업에 단비로 여겨진다.

신용등급 상향의 마지막 관건은 최대주주의 배당 성향이다. 내부 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아직 배당 지급액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PEF의 특성상 배당 정책의 불확실성이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원가절감 종합 대책, 수익성 대폭 개선…유연탄 대체·전력비 감축 등 효과 뚜렷

근래 들어 아파트 분양 감소의 여파로 국내 시멘트 수요가 축소되고 있다. 신규 주택 분양의 위축으로 국내 시멘트 출하량(지난해 4840만톤)이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우려감도 짙다. 국내 시멘트 1위 사업자 쌍용양회공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영 여건의 변화다.

시멘트 산업은 장치 산업이어서 수요 감소가 곧바로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방 산업의 업황에 따라 시멘트 기업의 실적이 요동치는 이유다. 하지만 의외로 쌍용양회공업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수년 간 공을 들인 원가 경쟁력이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1조5446억원)이 전년보다 2.3% 늘었고 영업이익(2284억원)은 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에 압박을 받았지만 2016년 이후 영업이익률(지난해 14.8%)은 15% 안팎을 고수하고 있다.

2016년 새 주인이 된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그간 원가 절감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멘트 공정은 석회석 등 주원료를 최대 약 2000도의 고열에서 가열하는 소성 과정이 핵심이다. 비교적 공정 절차가 단순하기에 이 고열을 내는 지출의 무게감이 크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유연탄이 아닌 페트코크(Pet Coke) 등 대체 연료의 비중을 높였고 폐열회수발전(HRSG),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구축해 전력비를 절감했다. 옵션 계약을 맺어 유연탄 가격 상승의 부담을 통제한 것도 성과다.

주택 경기 위축이 신용도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은 건 내수 출하량의 의존도를 낮춘 덕도 있다. 그간 수출 물량을 꾸준히 확대해 왔고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면서 계열사 소비 물량도 늘어났다. 고정비 부담의 완충 역할을 한 셈이다. 물론 실적이 부진했던 유류 유통 사업 등을 과감하게 도려낸 것도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비결이다.


◇펀더멘털 개선, 현금창출력 증가 추세…커버리지지표, 등급상향 요건 '근접'

지난해 연간 에비타(EBITDA)는 3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감소에도 감가상각비가 컸던 덕에 EBITDA(2018년 3821억원)는 오히려 늘어났다. 2010~2014년 연간 EBITDA가 2000억원 안팎이었으나 이제 4000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는 커버리지지표를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로 제시하고 있다. '순차입금/EBITDA 1.5배 이하'와 '총차입금/EBITDA(연결기준 3년 평균) 2배 이하'가 대표적이다. 2018년과 지난해 두 지표는 각각 1~2배, 2~3배 수준으로 등급상향 요건에 근접해 있다. 2010년 초반엔 각각 9배, 8배 수준에 달했다. 아직 커버리지지표가 상향 트리거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확 바뀐 펀더멘털에 등급 아웃룩은 '긍정적'이 부여돼 있다.

커버리지지표는 한앤컴퍼니의 인수합병(M&A)을 거치면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M&A 직후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게 한몫을 했다. 차입 감축이 단발성 이벤츠에 그치지 않은 건 현금창출력까지 동시에 회복됐기 때문이다.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투자를 늘린 탓에 순차입금이 서서히 늘고 있지만 커버리지지표는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본래 건설 경기의 침체에 따라 올해 외형 축소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분위기가 빠르게 뒤바뀌고 있다. 경기 하락의 대응책으로 정부 주도의 민간투자사업,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대폭 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20조5000억원)의 공사 발주를 예고했다. 어떤 식으로든 쌍용양회공업을 포함한 시멘트업계에 수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올해는 추가적 원가 절감 대책도 가시화된다. 4분기부터 순환연료 설비(폐합성수지를 연료로 재활용)가 가동될 예정이다. 유연탄 소비가 크게 감소하는 만큼 제조원가 역시 추가로 줄어든다. 현금창출력이 한 단계 높아지는 이벤트여서 향후 신용등급의 상향 가능성이 점증할 전망이다.

◇새 주인 PEF, 체질 개선 성공…늘어나는 배당 부담, 불확실성 잠재

신용등급 상향의 마지막 변수는 최대주주인 PEF의 행보다. PEF가 인수한 뒤 체질 개선에 성공했지만 역설적으로 새 주인이 PEF인 게 발목을 잡을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PEF가 공격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만큼 피인수기업은 늘상 배당 부담을 지고 있다. 그간 현금창출력이 늘어난 만큼 배당 지급액도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2017년 937억원이던 배당금은 지난해 2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커버리지지표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배당 규모를 꾸준히 늘려온 셈이다.

향후 PEF가 배당금 지급을 크게 늘릴 경우 신용등급 상향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2019년 9월 말 77.4%)이 높은 만큼 배당 정책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평가다. PEF의 인수 금융을 감안할 때 투자회수 전까지 배당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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