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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H2O, '어긋난' 채권 투자전략...국내 운용사 '불똥'신한BNPP·키움 재간접 펀드 운용, 투자자 불안감에 판매사 '곤혹'

김진현 기자공개 2020-03-18 08:29:0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 H2O자산운용(H2O Asset Management)의 투자 전략 착오로 재간접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자산운용사도 영향을 받게 됐다. 당초 장기적으로 미국 국채에 대해서는 금리 상승을,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서는 금리 하락을 점쳤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양방향 손실을 보게 됐다.

H2O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급작스럽게 손실이 발생하면서 국내 재간접 펀드 성과도 함께 하락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H2O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재간접펀드가 지난해 판매사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었던 만큼 판매사 창구를 통해 투자자 항의도 빗발쳤다.

◇ 신흥국·선진국 '롱숏' 베팅…코로나19 영향 '양방 손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H2O자산운용 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H2O자산운용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대규모의 투자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포함한 서신(letter)을 전달했다. 국내 재간접펀드 운용 자산운용사도 해당 서신을 받았다.

최근 손실은 환율과 채권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시장의 주요 자산의 변동성이 커져 손실 폭이 확대됐다. 특히 이번 손실은 채권 투자 포지션을 잘못 잡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H2O자산운용은 선진국 국채와 신흥국 국채를 역방향으로 베팅해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국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숏 포지션을 잡아뒀으나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채 금리가 낮아지며 손실이 발생했다. 반대로 이탈리아 국채 등 신흥국 채권에 대해서는 롱 포지션을 유지했던 게 수익률 하락의 원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반면 이탈리아 국채는 크레딧 채권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다"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상승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신한BNPP·키움 '곤혹'…H2O펀드, 지난해에도 한차례 '홍역'

H2O펀드에서 이슈가 발생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도 곤혹을 느끼게 됐다. 국내에서 H2O자산운용 재간접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두 곳이다. 총 4개 상품이 공모펀드 시장에 나와 있다. 각각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3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1개를 설정해 운용 중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화이트라벨링 펀드로 3개를 운용하고 있다. '신한BNPPH2O글로벌본드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파생재간접형]' 환 헤지형과 환 노출형, '신한BNPPH2O트리오증권투자신탁(H)[채권혼합-파생재간접형]' 등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을 설정해 운용 중이다. 다만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상품은 대체자산 및 멀티에셋 관련 '유럽펀드공동규범(UCITs)'펀드를 편입해 포트폴리오상 편입비는 다소 차이가 있다.

the WM에 따르면 13일 기준 신한BNPPH2O글로벌본드펀드(대표펀드 기준)의 연초후 수익률은 환 헤지형과 환 노출형이 각각 -5.31%, -2.52%다. 신한BNPPH2O트리오펀드의 연초후 성과는 -5.95%다.
*출처=the WM
신한BNPPH2O글로벌펀드와 신한BNPPH2O트리오펀드는 각각 'H2O멀티애그리게이트펀드(H2O MultiAggregate Fund)'를 편입 중이다. 두 펀드 모두 전체 자산의 90% 이상을 H2O멀티애그리펀드를 담고 있다. 세 펀드가 동일한 투자자산에 각각 다른 편입 비율 차를 가지고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본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신한BNPPH2O트리오펀드를 설정할 당시 H2O자산운용의 펀드 3개를 나눠 각각 투자한다는 전략으로 펀드를 론칭했다. 다만 당시 모닝스타(Morningstar) 등 외국 펀드평가사에서 H2O자산운용 펀드가 무등급 채권을 편입해 유동성 문제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펀드를 내놓자마자 운용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당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추후 H2O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과 편입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래 H2O멀티애그리게이트펀드와 함께 투자하려던 'H2O알레그로펀드(H2O Allegro Fund)'와 'H2O멀티본즈펀드(H2O Multi Bonds Fund)'는 편입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H2O자산운용은 장기 전략을 유지하면서 펀드를 운용해온 만큼 최근 손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하락이라고 봐야 한다"며 "H2O자산운용의 투자 스타일이 장기 전략을 유지하며 꾸준한 운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이를 지켜보며 투자 전략 등을 수정할 경우 투자자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당시 편입했던 H2O펀드를 전량 환매했던 전적이 있다. 지난해 6월 이슈가 불거지자 발 빠르게 환매에 나섰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은 11월 H2O펀드를 재차 편입했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의 1월 기준 편입 자산 가운데 H2O알레그로펀드와 H2O멀티본즈펀드가 각각 16.25%, 13.52%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펀드는 연초 후 -9.71% 성과를 기록 중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두 펀드를 포함해 편입비를 20% 미만으로 축소한 상태"라며 "다양한 UCITs 펀드를 편입하고 있어서 펀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the WM

◇ 지난해 판매사 인기 상품…투자자 항의 '빗발'

H2O 재간접 펀드는 지난해 판매사를 통해 인기를 끌었다. 히트상품이었던 만큼 최근 투자자 항의도 빗발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BNPH2O글로벌본드펀드(H)와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가 판매사에서 인기를 끌었다.

신한BNPH2O글로벌본드펀드는 신한은행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대표펀드인 C-A1클래스 기준 설정액 2399억원 가운데 1438억원(53.64%)이 신한은행에서 팔렸다. 이밖에 하나은행 485억원(18.1%), KB국민은행 385억원(14.4%), IBK기업은행 125억원(4.7%) 등 시중은행에서 인기를 끈 상품이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의 최다 판매사는 KB국민은행이다. 이 펀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KB국민은행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해 2·3분기 추천상품에 포함되면서 리테일 창구에서도 꾸준히 판매됐다. 멀티에셋펀드로 연금펀드 등 장기투자에도 적합하다고 추천했던 상품이다. 올해 1분기 추천상품에도 포함되기도 했다.

국민은행 판매 잔고는 1월 기준 805억원(대표펀드 A클래스 기준)이다. 설정액 2525억원 가운데 37.2%가량이다. 삼성증권 686억원(31.7%), IBK기업은행 196억원(9.1%), 신한은행 168억원(7.78%) 순으로 많은 금액을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형 펀드성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운데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두 펀드 모두 지난해 꾸준히 판매된 히트상품이었던 만큼 해당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투자자가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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