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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화학사]코스모화학, 2차전지 수직계열화로 승부수'황산코발트→전구체→음극활 물질' 생산체계 구축

이아경 기자공개 2020-03-25 13:15:18

[편집자주]

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모화학은 고강도 구조조정 끝에 2017년 흑자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녹록치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본업인 이산화티타늄 사업이 시황 개선 효과를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신사업으로 진출한 2차전지 소재사업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코스모화학은 '황산코발트(원재료)→전구체(중간재)→음극재'로 이어지는 수직 생산체계를 구축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코스모화학은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제조하는 코스모에코켐, 2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활물질 등을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10년 전 2차전지 사업 진출, 적자 늪 지속

코스모화학이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건 2010년이다. 그해 코스모화학은 신규사업으로 2차전지 소재사업 진출을 발표하고 국내서 유일하게 황산코발트 공장을 짓기로 했다. 동시에 2차전지 4대 핵심소재인 양극활 물질을 생산하는 '새한미디어'를 인수한 후 사명을 코스모신소재로 바꿨다.

하지만 코스모화학은 본업인 이산화티타늄 사업이 중국발 공급과잉에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3년 적자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코발트 가격 하락과 전기차 시장의 개화도 늦어지며 코스모신소재도 매년 적자를 냈다. 2015년 말에는 결국 황산코발트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공장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거쳐 2017년에는 터널을 빠져 나왔다. 이산화티타늄 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공급 감소로 시황이 개선됐고, 전기차 시장도 들썩이며 코발트 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해 코스모화학은 황산코발트 사업을 분할해 자회사 코스모에코켐을 세웠고, 2018년 공장을 재가동하며 2차전지 소재사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2년만에 막 내린 흑자, 코발트 값에 발목


아쉽게도 턴어라운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실적은 2017년 고점을 찍고 다시 하락세를 탔다. 코스모화학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7년 4316억에서 2018년 6781억원으로 커졌지만 지난해 4068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7억원에서 62억원으로 감소한 후 지난해 52억원의 적자를 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86억원을 기록했다.

다시 적자를 본 이유는 자회사들의 손실이 불어난 탓이다. 황산코발트를 만드는 코스모에코켐은 지난해 코발트 국제가격이 급락하면서 영업적자 70억원을 냈다. 코스모신소재도 전방수요 감소와 함께 양극활 물질의 원료인 코발트 값이 떨어지면서 판가가 하락,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코발트 값이 오르면 고객사에 가격을 전가해 수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일 경우 수익이 감소한다. 원료는 비싸게 사고 제품은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마진은 더욱 하락했다.

코발트 가격은 생산량이 늘면서 지난해 급락세를 보였다. 2017년부터 급등하며 2018년 8월 톤당 9만5000달러까지 올라 정점을 찍은 코발트 가격은 그해 말 톤당 5만달러 중반으로 하락했다. 작년 말에는 톤당 3만달러 초반으로 꺾였다. 현재 코발트 가격은 상승과 하락요인이 상존해 현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세계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콩고의 코발트 광산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직계열화 구축, 수익성·경쟁력 제고

코스모화학은 현 수준의 코발트 가격이 유지만 돼도 적자를 보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가동률을 높여 판매량을 늘리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회사간 수직계열화 구축은 판매량 증대에 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코스모신소재는 삼성SDI 자회사인 에스티엠(STM)의 전구체 생산설비를 매입했다. 전구체는 전기차와 ESS 등에 들어가는 중·대형 배터리 소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활 물질의 원료다.

코스모신소재는 앞서 스마트폰 2차전지에 들어가는 LCO(리튬·코발트·산화물)를 주력으로 했으나,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고수익 대용량의 NCM 양극활물질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LG화학에도 NCM 납품을 시작했다.

코스모신소재가 인수한 전구체 생산공장은 코스모에코켐의 울산공장 부지에 설치할 예정이다. 코스모에코켐에서 생산한 황산코발트는 바로 전구체 생산공장으로 옮겨져 원료로 쓰인다. 물류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또 제조한 전구체는 양극활 물질의 소재로 사용된다. '황산코발트-전구체-양극활 물질'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는 셈이다.

전구체 공장은 오는 4분기 내 시험 가동하는 게 목표다. 가동 시 월 200톤의 전구체가 생산된다. 코스모신소재 관계자는 "중국에서 NCM 전구체를 수입했지만 수직계열화를 통해 전량 100% 자체 생산하게 됐다"며 "국내서 재료를 자체 조달하면서 물류비를 줄이고 안정성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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