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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사모채 성공 '반전'…일본계 자금? [코로나19 파장]800억 발행, 초장기물 금리 되레 낮춰…국내기관은 어려워, 시장급랭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30 15:06:5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9: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AA)가 회사채 시장에서 예상을 깬 반전 결과를 냈다. 8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금리 손해 없이 발행했다. 특히 15년에 이르는 장기물도 포함됐다.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의외의 결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단기금융시장 경색으로 금리변동성이 커져 AA급 이슈어들도 수요예측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롯데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표업종인 면세사업자라 투심 위축이 우려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국내 투자자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온 일본계 자금일 것이란 관측이다.

◇15년 물 300억 포함…개별민평 보다 금리 낮아

호텔롯데는 27일 8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7년물 500억원과 15년물 300억원이다. 금리 손해는 거의 없었다. 장기물은 오히려 금리를 낮췄다. 7년물은 2.074%, 15년물은 2.45%다. 7년물은 개별민평이 전일(26일) 기준 1.864%다. 이번 사모채가 21bp 높다. 15년물은 개별민평이 2.478%로 이번 사모채가 오히려 2bp가량 낮다.


호텔롯데 신용등급은 AA0 안정적으로 우량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면세업종이 항공사와 버금가는 충격을 받으면서 호텔신라와 함께 올해 회사채 차환 성사 여부가 주목됐다. 하지만 이번 사모채로 우려를 씻어냈다. 롯데호텔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2900억원이다. 4월 27일 1200억원(사모), 7월 21일 1300억원(공모), 11월 2일 400억원(사모)이다.

◇회사채 투심 회복판단 일러, 롯데그룹 사례로 국한

업계에선 회사채 시장 투심이 회복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음에도 아직 단기금융시장이 안정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여전히 2%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계 자금 투자가 활발한 롯데그룹에 국한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미즈호 은행 등은 일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그룹 회사채에 과거부터 오랫동안 투자해 왔다. 특히 호텔롯데는 한국계열사들 최정점에 있는 중간지주회사격으로 비중이 큰 회사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국면에 장기물을 금리를 낮춰 발행했다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며 “국내에선 이렇게 용감한 투자를 할 기관이 없어보이고, 일본계 자금일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15년물은 만기보유를 하는 일본계 보험사들에겐 투자 유인이 있을 것”이라며 “경기가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좋지 않을 것이라 계산하면 2.4% 수준의 금리는 좋은 조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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