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돌파구 찾는 화학사]KPX케미칼, 불황 비껴간 비결은원료 구매처 다변화로 비용절감, 전자재료사업도 BEP 도달

이아경 기자공개 2020-04-01 08:55:32

[편집자주]

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하락세를 타던 KPX케미칼이 불황을 딛고 지난해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독점 체제였던 원료 시장에 경쟁사가 생겨나면서 원재료 절감의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이다. 신사업으로 도입했던 전자재료사업도 수년간 적자를 딛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KPX케미칼은 산화프로필렌(PO)을 원료로 우레탄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폴리프로필렌글리올(PPG)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PPG 제품을 최초로 국산화했으며, 국내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증설을 거쳐 현재 총 34만5000톤의 PPG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PPG는 일반적으로 스폰지로 인식되는 폴리우레탄을 포함해 페인트, 접착제, 전자기기 부품 등 다양한 제품 제조에 사용된다. 용도별로는 크게 의약용품, 식품용, 화장품 및 일반 공업용 PPG로 나뉜다. PPG를 넣어 만든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시트와 가구, 침대, 전자, 의류, 단열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 두루 쓰인다.

KPX케미칼은 앞서 원료인 PO가격 상승과 PPG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부진에 빠졌다가 지난해 다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3% 증가한 48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도 3.1%에서 6.33%로 상승했다. SKC가 독점 생산하던 PO 시장에 에쓰오일이 뛰어들면서 PO 구매처가 다변화됐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의 PO 가격은 SKC의 PO보다 kg당 100~200원가량 저렴하다.

KPX케미칼은 2018년 말부터 에쓰오일이 생산한 PO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연간 PO 구매량인 13만~14만톤 가운데 70~75%을 에쓰오일에서 공급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8년 11월 올레핀 하류시설(ODC)의 상업가동을 시작한 후 잔사유 분해시설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투입해 연간 PO 30만톤, PP 91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부진했던 해외법인들도 지난해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다. 특히 2017년 설립한 인도법인은 지난해 첫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말까지 순이익은 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인도법인과 함께 판매를 담당하는 미국법인의 순이익은 2018년말 1556만원에서 작년 3분기 3335만원으로 늘었다. 10만톤의 PPG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난징법인도 순이익이 51억에서 55억원으로 증가했다.

캐시카우인 PPG사업과 함께 신사업으로 택했던 전자재료사업도 지난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KPX케미칼은 LCD용 세정제, 반도체용 식각액 제품 및 반도체 소모성 원료인 CMP PAD 개발을 완료했으나 수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KPX케미칼은 전자재료사업에 대한 그동안의 부실도 떨어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PX케미칼은 전자재료사업에 대한 손상차손 63억6400만원을 인식했다. 계속된 부진으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보다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전자재료사업의 장부금액은 80억3300만원에서 16억6900만원으로 축소됐다.

KPX케미칼은 올해도 원가 절감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PPG 전방 수요 약세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PPG의 전방인 우레탄은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돼 특정 전방산업 위축 영향은 적은 편이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질 경우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KPX케미칼 관계자는 "3월까지는 특이사항이 없지만 4월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작년보다 매출이 악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재료사업은 올해 매출이 늘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