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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곁눈질 신송 vs 한우물 샘표, 엇갈린 희비 신송, 부진한 오너 2세 경영 성적표…샘표, 부침없는 성장 속 4세 경영 준비

박규석 기자공개 2020-04-06 07:53:3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08: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송간장과 샘표간장, 국내 대표 ‘장(醬)류’ 회사인 신송식품과 샘표식품이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송식품은 장류 본업보다는 해외사업에 집중하며 외줄 타기 경영을 하는 반면 샘표식품은 한 우물로 본업에만 집중해 등락 없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신송식품과 샘표식품의 격차는 2016년 4월 글루텐과 소맥전분 등을 제조·판매하는 신송산업의 ‘썩은 밀가루 사태’ 때부터 벌어졌다. 당시 신송산업은 보관 과정에서 부패한 밀가루를 사용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신송식품은 간장 등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신송산업으로부터 공급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썩은 밀가루 사태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피해가 커지자 오너 2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는 신송산업의 밀가루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소맥분 등을 생산하던 신송산업 논산공장 등은 2018년에 문을 닫는다.

조 대표는 썩은 밀가루 사태 이후 신송식품과 신송산업의 신사업 모델로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신송식품에는 해외 곡물 수출입 등 무역업이 추가됐고, 신송산업은 타피오카 전분 제조 등 소재사업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조 대표는 타피오카 전분 제조 사업을 위해 현지에 300억원 규모의 타피오카 전분 생산 공장도 세웠다.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가 원료인 타피오카 전분은 감자와 고구마 전분을 대체해 식품과 제지, 바이오 에너지원 등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기업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된 신송식품과 식품산업의 해외 진출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신송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077억원으로 밀가루 사태 이듬해인 2017년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34억원에 머물다. 순이익은 8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신송사업의 2019년 매출은 2017년보다 55% 줄어든 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순이익은 271억원 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였다.

지주인 신송홀딩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매출은 2630억원으로 해외 곡물 수출입 등을 담당하는 해외사업 부문의 선전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지만, 해외사업의 수익성이 낮아 큰 도움이 못 됐다.

실제 신송홀딩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8년에 이어 연속 적자 상태다. 영업이익은 3억원, 순이익은 34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저조로 이익잉여금이 줄면서 자기자본 역시 전년 대비 28% 감소한 906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작년에는 소재사업 부문에서 지속된 적자로 273억원의 손상차손까지 인식됐지만, 신송홀딩스는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상황이다. 외부감사에서 지적까지 받았지만 적자를 기록한 예년 계획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농작물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고 생산 원물 품위 등이 체계적이지 않다”며 “국경지대에 베트남 등에서도 카사바에 대한 수요가 많아 처음에 계획한 원물 가격이 올라 업황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예년 계획을 이행할 예정”이라며 “소재사업이나 해외사업 등에 대한 공식 답변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송식품 등의 부진으로 오너 2세 조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사이 샘표식품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장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다. 더불어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해 장류 기업의 입지도 공고히 했다.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는 당장의 수익성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닌 한국 본연의 맛을 연구하고 재연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이는 샘표식품의 대표 상품인 간장 등 장류 제품이 한식에서 빠질 수 없는 조미료인 만큼, 식재료 자체 연구를 통한 ‘한국식 밥상’을 재현해 한식업의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매출 역시 지주사 전환 후 상승세다. 지난해 매출은 2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와 49% 늘어난 310억원과 268억원이다. 매출 비중으로는 장류가 지난해 59.8%로 가장 높았다.

경영승계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샘표식품은 최근 박진선 대표이사의 장남이자 샘표 그룹 오너 4세인 박용학 상무이사를 미등기임원으로 올렸다. 그는 지난 샘표식품 연구기획팀장으로 입사했다.

박 상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샘표 그룹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가업의 뿌리를 배울 수 있는 연구기획팀에 소속되어 실무를 익혔다. 샘표식품은 채용 과정에서 전공과 출신보다는 회사의 관심과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박 상무 역시 지난 2년간 각종 미디어와 행사에 참여하며 전문성을 높였다.

박 상무가 머물렀던 연구기획팀은 간장 발효기술 등 샘표식품의 기반을 연구하는 곳이다. 일부에서는 박 상무가 샘표식품 입사를 기획실 등과 같은 곳에서 시작하지 않은 것은 회사의 뿌리부터 배우기 위한 행보라고 평가한다.

한편 샘표식품은 올해 간장 등 장류 시장 외에도 요리에센스 연두, 질러, 백년동안, 한식소스 등 집중 육성 제품으로 설정한 상품 매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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