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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中 쿤산법인 11년만에 정리 지난해 순손실 3015억…매각 예정 자산 1967억

윤필호 기자공개 2020-04-06 08:26:3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기판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중국 현지 쿤산 생산법인(Kunshan Samsung Electro-Mechanics Co., Ltd.)도 정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향후 매각할 자산도 2000억원 가까이 잡혔다.

3일 삼성전기는 지난해 HDI 사업 철수에 따라 중국 쿤산 법인도 영업을 중단했고 잔여 자산을 처분할 계획을 통해 재고자산 및 유무형자산 등에 대한 손상을 인식했다. 이와 관련해 1967억원을 재무제표상 매각예정자산으로 반영했다. 지난해 유형자산에서 매각예정으로 분류한 규모는 2930억원, 무형자산에서는 2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쿤산 법인의 매각예정자산 비중은 66.7% 수준이다.

삼성전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잔여 자산을 청산하기 위해 현지 업체 접촉 등의 작업이 한참이다. 설비 등은 다수의 업체를 대상으로 매각 예정이나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쿤산 법인 청산으로 잡힌 매각예정자산 가운데 유형자산으로 분류되는 건물(539억원)과 기계장치(992억원) 등의 금액은 총 1531억원을 차지했다.


쿤산 법인은 삼성전기가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해 중국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거래선을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9년 설립했다. 법인은 모체인 중국 전자회로기판 제조사인 유니캡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세웠다. 당시 인수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2008년 지분 95%를 2000만달러 정도에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재무실사는 지연됐고 인수금액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인수 일정을 세 차례 연기하는 진통을 겪고 이듬해 철회 결론을 내렸다.

그러다 뜻밖에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유니캡은 실적 악화로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였고 채권자들과 채권청구 소송이 한참이었다. 채권자들은 압류를 목적으로 유니캡사를 경매하는 방식으로 매각 추진에 나섰다. 당시 중국 쿤산시는 삼성전기에 다시 한번 인수를 제의했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당초 계획했던 2000만달러 자금으로 인수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

삼성전기는 쿤산 법인을 설립해 이듬해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당시 부산에서 가동 중인 휴대전화용 HDI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이전해 일원화를 추진했다. 쿤산 법인은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의 확산세 바람을 타고 중국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HDI 메인보드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하면서 기판 등 부품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고 수익성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쿤산 법인은 2014년 당기순이익 12억원을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이후로 줄곧 순손실을 내기 시작했다. 같은해 매출액도 2486억원을 기록한 이후 조금씩 하향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최종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2086억원, 순손실 3015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작년 12월 쿤산법인은 철수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위해 3836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삼성전기가 현금을 출자해 증자분을 모두 매입했다. 쿤산법인 영업손실과 청산 비용은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됐다. 지난해 PLP 사업까지 삼성전자에 넘기면서 세후중단영업손실은 914억원을 기록했다. 중단영업 매각이익은 PLP 사업과 함께 3624억원으로 계상됐다.

삼성전기는 부담이 컸던 PLP와 HDI 사업을 정리하면서 올해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기 실적과 관련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4.7% 늘어난 8097억원을 전망했다.

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내 스마트폰 수요 감소, 일부 제품에서 생산 차질로 매출 둔화를 우려했지만 양호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코로나19에도 MLCC, 카메라모듈의 생산 차질은 미미했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출시로 고용량 MLCC, 고화소급의 카메라모듈 비중이 증가해 믹스 효과로 마진율은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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