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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OCIO 진출 '채비'...기금형 퇴직연금 '관건' 국내 OCIO 시장 '고비용·저수익' 구조 한계…퇴직연금 유입 '필수' 판단

김수정 기자공개 2020-04-10 07:57:2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14: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섰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OCIO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는 청사진이다. 지금으로선 국내 OCIO 비즈니스가 고비용·저수익 문제에 봉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퇴직연금이 OCIO 시장으로 이동하는 시점에 발맞춰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해 중점 사업 과제 중 하나로 OCIO 운용 기능·플랫폼 정비를 설정하고 랩운용부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단 OCIO 진출의 전제조건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는 등 시장이 활성화되면 OCIO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랩운용부에서 필요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이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모델 격인 호주 시드니를 작년 말 방문해 투자·운용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자산운용협회와 퇴직연금협회를 비롯해 글로벌 컨설팅회사와 인프라 자산운용사, 현지 대형은행, 투자자문사를 만나 OCIO에 필요한 기능과 역할에 대해 분석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용자와 근로자 등과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현지 금융자격증 교재를 이용해 이해상충과 제도, 시스템 등을 학습하고 있다. 투자전략, 자산운용, 대체투자, 위험관리, 성과평가, 상품개발, 대고객 컨설팅 등 각 기능별로 인력을 파악하고 육성 계획을 수립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OCIO는 국내외 자산운용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외부 투자기관이나 기업 등 고객으로부터 자산운용업무의 일부 혹은 전부를 일임 받아 운용해주는 서비스다. 단위 상품 위주로 이뤄지는 게 기존 운용 방식이라면 OCIO는 투자 정책 수립부터 자산배분, 성과평가, 사무관리까지 걸친 포괄적인 자산운용 프로세스를 대신 수행해준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OCIO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위탁운용 전담기관인 NH투자증권이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고객층이 대형 연기금이기 때문에 대형사 대비 자기자본이나 리서치 인력, 신용등급 등 정량 평가 지표에서 열위에 있는 중소형사가 진입하는 게 사실상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교보증권은 국내 OCIO시장이 성숙하려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일반법인은 OCIO 이용이 불가능하다. 대규모·소수 기관에 고객층이 한정되다 보니 인력이나 조직 등 측면에서 고비용·저수익 문제에 봉착했다. 원가 수준의 수수료나 전담조직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사업자들도 이런 문제 때문에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퇴직연금 자금이 OCIO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100조원 수준인 국내 OCIO 시장 규모가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 법인들이 대거 OCIO를 이용하면서 시장이 커지면 성과보수가 보편화되고 극단적으로 낮은 수수료 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크다. 운용사 내부적으로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고비용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점점 많은 OCIO 운용사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폭넓게 타깃으로 삼을 계획이다. 고광봉 랩운용부장이 국민주택기금과 고용노동부 기금 등을 운용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일단 OCIO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이후 사업을 정착시키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중소형 기금이나 일반법인은 내부 운용인력이 제한적이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는 의사결정이나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OCIO를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언제 통과될지 미지수인데 국내 연금제도에 문제가 많은 만큼 이 제도가 하루 빨리 도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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