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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이커머스 생존기]이베이코리아, 배송·멤버십·결제 3박자 '나홀로 독주'⑥2014년부터 '스마일' 서비스 순차 확충…홈플러스 제휴로 식품 한계 극복 모색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24 09:05:36

[편집자주]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2019년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 각 업체는 '아마존 성장 모델'을 따르는 쿠팡의 뒤를 쫒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생존전략을 모색했다. 현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과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오랜 강자인 이베이코리아는 2014년 이후 배송, 간편결제, 멤버십 서비스 등을 '스마일 시리즈'로 묶어 차례로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이베이코리아 지난해 거래액은 약 18조원 규모로 업계 2위인 쿠팡의 거래액 추정치(12조원)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오픈마켓 플랫폼으로서 직매입을 병행하는 경쟁사와는 사업 구조에서 차이가 있지만, 경쟁사 대비 무모한 투자를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을 도모한 끝에 15년 연속 흑자라는 진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615억원, 매출 1조954억원을 기록하면서 역사를 다시 썼다. 전년 대비 각각 27%, 12% 증가한 실적이다. 2005년 G마켓이 연간 흑자를 달성한 이래 지난 15년간 국내 이커머스 업체로서는 유일하게 연속 성장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호실적의 배경을 '스마일 시리즈'에 있다고 본다. 아마존 모델을 벤치 마킹해 업계에서도 선제적으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것 뿐만 아니라 자체 배송, 결제 시스템을 안착시키면서 충성 고객을 늘려온 것이 지속적인 성장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스마일 시리즈'로 오픈마켓의 한계를 넘다

그간 국내 오픈마켓 플레이어들의 최대 고민은 체리피커 소비자였다. 이커머스 업체가 가격 할인 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점유율 확보에 몰두할 동안 소비자들은 여러 서비스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격을 비교하면서 최대 할인가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쇼핑업체들이 항시 최저가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로열티 있는 소비자를 확보하기란 어려웠다.

이런 딜레마 끝에 이베이코리아가 2017년 내놓은 해법은 온라인 유료 회원제 서비스 스마일클럽이었다. 연 3만원의 회비만 내면 추가 적립, 전용 딜 등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아머존의 유료회원제 서비스 '프라임'을 벤치마킹한 서비스였다.

스마일클럽 서비스를 처음 제공할 당시 국내에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즉각적인 할인 서비스에만 익숙해져 있던 국내 서비스가 초기 가입비용의 진입장벽을 넘어 멤버십 서비스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스마일클럽 서비스는 빠르게 안착했다. 2017년 1월 3만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던 스마일클럽은 서비스 만 3년 만인 현재 회원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형성했다.

뿐만 아니라 스마일클럽 회원들이 내는 연 회비만 해도 이베이코리아 운영의 유용한 자원이 돼주고 있다. 매년 회비로만 600억원의 현금이 이베이코리아의 곳간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스마일배송은 이베이코리아가 2014년 7월 첫선을 보인 이래 현재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안착했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물류가 직사입한 상품을 배송하는 1P(first party)인 데 반해, 각기 다른 복수 3자 판매자들의 물류 운영을 대신 해주는 제3자물류(3rd party fulfillment) 시스템을 특징으로 한다. 고객이 판매자 A와 B, C로부터 각각 물품을 주문하더라도 합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스마일배송은 지난해 하반기 동탄물류센터가 완공된 후 본격화됐다. 동탄물류센터는 올해 초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며 물류 효율화의 전초 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피킹부터 라벨링, 테이핑 등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판매 상품의 입출고 및 재고 관리까지 자체 물류 관리시스템을 통해 운영을 고도화해나가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도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지위를 다진 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스마일페이는 쇼핑에 특화된 간편결제로 G마켓, 옥션, G9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문의 온·오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해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이같은 영토 확장의 결과 3월 말 기준 가입자 수 1450만명을 넘어섰다.

기존 온라인 전자결제지급대행(PG)나 간편결제가 단순히 결제를 더 편하게 제공하는 서비스에만 집중했다면, 스마일페이는 각 가맹점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 결과 식품, 외식, 문화, 패션, 뷰티, 레저, 어학 등 광범위한 제휴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이같은 서비스는 이베이코리아가 페이 가맹점과 산하 G마켓, 옥션, G9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동 마케팅을 다각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한 기반이 됐다. 이는 신규 고객 유입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

◇신선식품 경쟁력…한계와 도전

이커머스 시장에서 명실공히 1위 지위를 확보한 이베이코리아에게도 한계점은 있다.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신선식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쳐진다는 점이다. 쿠팡, 에스에스지닷컴, 네이버쇼핑 등이 신선신품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천억을 투자하면서 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직매입이 아니라 오픈마켓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신선식품 부문 육성을 위한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 부문에서 강점을 갖춘 홈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2015년 홈플러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G마켓·옥션 내에 '홈플러스 전문관' 코너를 신설, 신선식품 당일 배송에 나선 것이다. 고객들이 주소지를 입력하면 가까운 점포가 지정돼, 당일이나 익일 오전에 신선식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선식품 경쟁력은 이베이코리아의 결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최근 불거진 매각설에서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를 가장 갉아먹고 있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이커머스업계 전문가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구매제품군이 식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관련 인프라 투자가 필요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아진 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매각하지 않고 자체 운영을 결정하게 된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투자를 통해 다양한 생활 커머스 서비스와 결합해나갈 예정"이라며 "스마일 시리즈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차별화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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