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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현대百 조달금리 충당 자금운용, 지원 아닌 수익부서 꿈꾼다금융투자상품 5500억 가입…이원철 상무 부임 후 랩어카운트 활용

최은진 기자공개 2020-05-11 07:46:4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7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은 금융상품 투자에 능한 기업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예적금 중심으로 안정적 자금운용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조달금리를 충당하기 위한 현대백화점 재무부서만의 독특한 전략이다. 재무부서도 조달금리 정도는 창출할 수 있는 수익부서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 하에 적극적인 자금운용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구심적 역할을 하는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한무쇼핑·현대쇼핑·현대홈쇼핑·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HCN·한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각각 재무부서를 따로 두고 있지만 일부 계열사의 자금운용은 모기업 역할을 하는 현대백화점이 도맡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한 규모만 총 1300억원이다. 당기손익 및 기타포괄손익 인식 공정가치 금융자산까지 포함하면 5566억원으로 계산된다. 자산총계 7조6000억원 가운데 7% 비중이 금융상품인 셈이다.

다만 기타포괄손익 인식 금융자산은 대부분 현대그룹 관련 지분이거나 사업적으로 연관된 장기보유 목적의 주식인 만큼 금융상품 투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규모는 총 5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의 별도 재무제표상 단기금융상품은 801억원, 그 외 금융자산까지 포함하면 총 2577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의 연결재무제표 상 금융상품 자산은 절반이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자산인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한무쇼핑 등 종속기업 몫이다.

단기금융상품은 현금성 자산과는 별도의 계정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만기가 1년이내 도래하는 예·적금이 포함된다. 현대백화점이 투자한 801억원 외 한무쇼핑이 500억원 투자하고 있다. 일부는 질권설정이 돼 있는 것으로 보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용으로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기손익 인식 공정가치 금융자산으로는 랩어카운트·MMT·펀드·기타예금 등이 있다. 랩어카운트에 총 2849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펀드에도 약 610억원 규모로 가입하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127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를 절반가량 줄이고 기타예금에 90억원을 신규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현대백화점이 2018년 약 1060억원 규모의 랩어카운트 투자를 지난해 절반인 813억원으로 줄였다는 데 있다. 나머지 2036억원은 현대백화점의 종속기업인 한무쇼핑이 보유한 단기성 랩어카운트인 머니마켓랩어카운트(MMW)이다.

이 외 한무쇼핑은 펀드에 542억원, MMT에 45억원을 추가로 가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함께 금융상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의 금융상품 투자 규모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으로 보아, 비중조절을 하며 함께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백화점의 또 다른 종속기업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적자를 보고 있는터라 만기 3개월 내 예금 중심으로만 투자하며 현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쇼핑은 소규모로만 금융상품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재경부서가 자금운용의 헤드역할을 하며 종속기업의 자금운용도 지휘하고 있다. 현재는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을 우려하며 펀드 등 실적배당 상품에서 자금을 빼고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랩어카운트로 운용하고 있다. 과거 실적배당형 펀드는 물론 여전채, 신용연계채권 등에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운용하던 것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전략이 선회했다.

보수적 경영을 하기로 정평이 난 현대백화점이 금융상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조달금리를 벌어들이기 위해서다. 유통업 특성상 자금조달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주로 회사채,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를 통해 자금조달을 하고 있다. 물론 최상위 신용등급인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대략 2% 가량의 평균 조달금리 이상만 자금운용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면 조달비용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서가 일종의 수익부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자금운용 전략으로 랩어카운트를 활용하게 된 건 재경실 수장으로 이원철 상무가 부임하면서부터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개별상품 중심으로 자금운용을 해왔지만 이 상무가 부임한 후 랩어카운트라는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전략이 진화했다.

이 상무는 2017년 재경실 수장으로 부임하며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앉았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줄곧 현대백화점에 근무하며 경영지원본부 회계팀장 등을 거쳐 CFO에 올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원철 상무가 CFO 역할을 하고 있고 한무쇼핑 등 일부 계열사의 자금 등의 전략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금융투자 상품에 적극적으로 가입하며 운용하고 있고 특히 최근 몇년간 랩어카운트를 통해 종합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조달금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비용부담을 최소화 시키는 전략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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