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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저 '기준금리' 크레딧시장 온기 돌까 [Market Watch]AA급 물량, 투자수요 증가 전망…비우량채 투심 개선 여부는 불투명

이지혜 기자공개 2020-06-01 14:25:2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린 지 두 달 만이다. 한국은행의 대처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자 대응을 서두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크레딧물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회사채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AA급 회사채의 발행과 투자수요 모두 증가한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다만 A급 회사채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금리메리트는 있지만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0.5%, 향후 추가인하 가능성 '글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로 조정했다. 기존 연 0.75%에서 0.25%포인트 내린 것이다. 올해 3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린 지 두달 만이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성장률이 0% 근처까지 떨어지고 물가상승률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발빠르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임 금통위원들의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정부와 정책적 공조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을 끝으로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추가 인하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실효금리 하한은 0.60% 내외로 추정된다”며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크레딧물 수혜…AA급 회사채 발행 늘어나나

회사채 등 크레딧물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발행사의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내리면서 회사채 발행의지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국고채와 비교해 회사채의 금리메리트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회사채 등 크레딧물에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채 중에서도 AA급 등 우량등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AA급 우량등급 회사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나이스P&I 기준 3년물 AA- 회사채와 국고채 스프레드는 1월 2일 42.7%였지만 28일 75.9%까지 꾸준히 벌어졌다.

앞으로 AA급 회사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축소될 가능성까지 떠오른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AA급 회사채는 채권시장 안정펀드 등 정부정책의 지원을 받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유동성도 좋아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아질 것"이라며 "지금도 점차 스프레드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AA급 일반 회사채 발행물량은 4월 이후 크게 증가했다. 4월부터 5월까지 AA급 일반 회사채는 모두 8조5900억원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1150억원 발행된 것에 비하면 대폭 늘었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A급 회사채까지 온기 퍼질까

그러나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기준금리 인하로 A급 이하 회사채의 고금리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반면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커 AA급 회사채와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발행시장에서 A급 회사채의 조달금리가 민평금리 대비 최대 70bp가량 높게 책정되는 만큼 A급 회사채의 금리메리트는 충분하다”며 “그러나 펀더멘탈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건설기계와 한화건설은 공모채 발행에 도전했지만 타격이 컸다.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을 크게 높였는데도 대규모 미매각을 냈다. 신용등급이 A-로 비교적 낮아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리테일 투자자마저 A급 회사채를 외면한 탓이다. A+나 A0 발행사들은 미매각을 면한 사례가 많지만 예년과 비교해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다. 3월과 4월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A급 회사채를 한층 까다롭게 고른다는 후문이다.

하반기가 되면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6월이나 7월 이후 한국은행의 SPV를 활용해 A급 이하 등 저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신용평가사의 정기평정도 끝나고 2분기 실적까지 발표되고 나면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판단해 A급 회사채 투자수요가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설립방안을 발표했다. 사각지대에 놓인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의 차환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일단 10조원 규모로 6개월 동안 운영하다가 필요시 20조원까지 증액 운영할 방침이다. SPV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시점은 6월이나 7월일 것으로 전망된다. SPV를 운영해 A급 회사채의 디폴트 우려가 줄어들면 지금처럼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벗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만 A급 회사채 투자심리가 소폭 개선되더라도 미매각 우려가 줄어들 뿐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상황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저신용등급 회사채 차환을 지원하더라도 디폴트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출 뿐 스프레드 등 가격까지 신경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채 금리를 시장에 맡기는 셈이다. 때문에 앞으로 A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나이스P&I 기준 3년물 A- 회사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1월 초 132.1bp였지만 28일 165.9bp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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