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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중소조선사 M&A]“창의적 회생방안 찾아라” PEF 역할론에 무게③메가블록 제작사 전환 성동조선 사례 부각

최익환 기자공개 2020-06-12 11:24:06

[편집자주]

최근 대형 조선사의 대규모 수주 소식으로 장기 침체에 빠진 국내 조선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특히 일부 구조조정 중소조선사 매각이 성사되면서 국책은행 관리하에 있던 업체들도 M&A 매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안정적인 여신 회수와 새 주인 물색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채권단의 딜레마, 그리고 조선업 통폐합 필요성 등은 숙제로 남아있다. 더벨은 중소조선사 M&A를 둘러싼 이슈와 향후 전망을 총 네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1일 06: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 등 중소조선사들의 연이은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어떤 원매자들이 인수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국내 대형 조선사는 인수할 여력이 제한되고 이종산업의 전략적투자자(SI) 역시 아직 업황회복 여부가 확실치 않은 조선업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적다. 당장 조선소를 상업과 주거용도로 개발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때문에 사모투자펀드(PEF)의 역할론이 부각된다. PEF 운용사들 역시 국책은행의 매각시도가 진행되는 지금이 조선사를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PEF 운용사들이 조선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리조선소와 블록공장 등으로의 전환 등 창의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조조정 필요성 지속 제기, 수주잔량 적은 중소조선사는 ‘불안’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신조선 발주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환경규제에 따라 선주들이 발주를 늦추는 관망세가 유지된 탓이다. LPG선과 크루즈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 발주가 감소하며 2019년 발주량은 전년 대비 27%가 줄어든 2529만CGT, 발주액은 전년 대비 8% 줄어든 724억달러에 그쳤다.

다소간의 회복세에 접어들던 국내 조선업계 역시 수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해외 선주사의 대형선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대형사보다는 야드 규모가 작은 중소조선사들의 고민이 더 크다. 이에 더해 대형사 계열의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출용 선박 대신 내수용 연안여객선 시장에 뛰어들자 중소조선사들의 수주 고민은 차츰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건조용량은 세계적 수준이나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던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맞춰 현재의 건조용량이 설정된 만큼 이를 다소 줄이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조선사 통폐합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소조선사들의 경우 수주를 겨우 이어가며 도크와 야드를 채우곤 있지만 수주잔량이 적어 항상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대형사 계열의 조선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중소조선사들의 영역에 뛰어들며 위기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가블록 변신 성동조선해양, PEF 역할론 불쏘시개

사정이 이렇자 통폐합 시나리오를 대신할 창의적 방안을 찾자는 목소리가 IB업계와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초 새 주인을 찾아 메가블록 제작사로 전환한 성동조선해양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수년 동안 회생절차를 진행하며 주인을 찾지 못했던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3월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의 매각이 완료됐다.

성동조선해양의 인수자 컨소시엄이 제시한 창의적 방안은 메가블록 제작사로의 전환이었다. 선박 건조에 이용되는 메가블록은 선박 건조에 이용되는 블록을 대형화한 것이다. 메가블록을 이용하면 건조시간을 단축하고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메가블록 공법 적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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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의 전경.(출처=성동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은 메가블록 제작사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기존의 협력업체와 인력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인근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사가 위치한 입지조건은 향후 메가블록 운송비용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안벽임대와 수리조선업 역시 병행하며 회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신조선 건조를 멈춘다는 점은 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가장 큰 성과다. 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조금이나마 건조용량을 줄였다는 점에서 다른 조선사들의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설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향후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다시 오면 언제든 신조선 건조도 가능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조 대신 메가블록 제작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성동조선해양의 계획은 상당히 창의적인 발상”이라며 “아직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으나 공급조절과 생태계 유지 측면에서는 이미 다른 조선사들에게도 대안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PEF, 국책은행 구조조정 부담 덜어줄까

성동조선해양의 메가블록 제작사 전환을 지켜본 PEF 업계도 차츰 조선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는 분위기다. 당장 오는 3일 마감될 대선조선의 스토킹호스 제안서 제출에도 일부 PEF 운용사이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은 함께 대선조선을 인수할 SI 물색을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혁신펀드 등을 출자해온 산업은행 입장에선 내심 PEF 운용사들이 조선업 구조조정 국면에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여신회수를 원하는 국책은행으로서는 부지매각이나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은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매각을 통한 여신회수가 사실상 유일한 방안인 상황에서 SI와 손잡은 PEF 운용사들이 가장 유력한 원매자군으로 지목된다. 다만 아직 업황 개선세가 불확실하고 코로나19 이후의 불확실성 등이 PEF 운용사들로 하여금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다.

PEF 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의 메가블록처럼 창의적인 방안이 가능하다면 조선사를 인수하는 게 구조조정펀드의 취지에 맞다”며 “다만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현재 나온 매물들의 가격대가 상당해 투자결정까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동화 선각 공장
성동조선해양의 자동화선각공장. 자동용접 장비 및 운반장비, 각종 크레인 등이 메가블록 제작에 이용될 전망이다.(출처=성동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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