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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의 글로벌 협업 "공짜 점심은 없다" [thebell desk]

김용관 금융부장공개 2020-06-09 15:00:2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07: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글로벌 사업에서 손을 잡기로 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모든게 올스톱된 상황에서 전해진 예상밖의 뉴스였다. 매일 현장에서 피터지게 싸우는 경쟁사들이 글로벌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게 신선했다. 우리나라 금융지주사의 새로운 한페이지를 여는 '사건'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그룹은 다양한 형태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지화나 대형화에 어려움을 겪어온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상호 협력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양해각서(MOU) 체결 직후 열흘만에 첫 결과물도 나왔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10억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는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이번 딜은 신한은행 런던 IB데스크가 주도하고 신한은행의 도움으로 하나은행이 참여하는 협업 형태다.

이번 딜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이들의 협업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 빛을 발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의구심이 남는건 어쩔수 없다.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정산과 수익 배분에 대한 문제다. 양사는 구체적인 수익 배분 및 비용 정산에 대해선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양측은 '1대 1의 주고받기 식 딜 교환'은 지양하기로 했다고 한다. 자칫 이번 협업체제 구축이 단순히 딜 정보를 주고 받는 품앗이 성격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어느 한쪽이 계속 딜을 주도하더라도 계속해서 협업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양쪽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여러 딜에 대한 정보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의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능력과 선의를 믿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그리 많이 않다. 양사의 회장이야 선의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겠지만 실무를 담당하는 뱅커들이 '돈 안되는'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딜을 소싱하고 성사시키데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좋은 정보를 알려주면 밥한끼 사는게 인지상정이다. 부동산 중개에도 수수료가 붙는다. IB 딜을 소개하고 성공적으로 딜이 이뤄지면 만만찮은 소개료(finder's fee)가 지불된다. 그게 정상적인 거래다.

이번에 공개된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은 딜 소싱 및 쿠킹까지 신한은행이 수행했다고 한다. 한두번은 이런 식의 협력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양쪽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협업이 이뤄지기는 힘들다. 모든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문제없지만 만약 협업으로 투자한 사업이 실패하고,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경우 누구를 탓할 것인가. 상식의 문제다.

한 그룹 내의 은행과 증권사가 참여하는 복합점포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같은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두개의 다른 회사가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게 그리 단순할까.

복합점포의 경우 그룹 차원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객을 상대방에게 소개하는 것을 꺼려했다. '더블카운팅, 피셰어링' 등 자신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정을 제도적으로 도입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협업에 나섰다.

선의와 신뢰로만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영화 ‘다크나이트’(2008년)에서 조커는 “잘하는 게 있다면 절대로 그냥 해주지 마라”고 했다. 다르게 말해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줄 안다"는 얘기다.

양사가 이번에 구축한 협력체계를 중장기적으로 성공시키려면 구체적인 성과 평가와 비용 정산, 수익 배분 모델을 정교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이 손해본다는 생각이 안들게 해야한다는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쇼'일 뿐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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