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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운용, 펀드 사기 주도 'H법무법인' 지목 법무법인 측 사기 혐의 시인, 운용사와 '연결고리' 의문남아…검찰 수사 수순

정유현 기자공개 2020-06-22 16:06:3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공기업 매출채권' 펀드 사기는 위탁을 맡은 H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운용사는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문제가 생겨 법무 법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문서 위조 등 사기 정황을 포착했고 이 사안을 판매사에 통보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도 법무법인에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H법무법인 소속 Y변호사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등기 임원이라는 점이 의문으로 남고 있다. 옵티머스운용 일부 직원들도 부실 채권 편입 등의 사안에 대해 인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펀드 환매 연기건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처럼 금감원이 사태 조사 이후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를 통보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환매 연기 통보 전일 대책회의…법무법인측 사기 혐의 '시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판매사가 고객들에게 환매 연기 공문을 보내기 전일 사기 정황을 파악하고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판매사들과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문제가 생겨서 딜 소싱을 해온 H법무법인을 조사했고 펀드에 문제가 생긴 점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고객 피해가 예상되자 판매사 대상 대책 회의를 소집했고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 이날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가 참석해 부실채권 편입 및 문서 위조 등의 사기 혐의를 시인했다.

펀드는 관공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 등 기업의 매출 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펀드 자산의 95% 이상이 정부 산하기간 및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안정성을 높였고 기대 수익률은 연 3% 수준이었다. 자산을 6개월 내외의 채권으로 구성해 금리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이번에 환매가 연기된 펀드는 '옵티머스크리에이터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5호와 26호다. 이 펀드의 만기는 6개월로 NH투자증권이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67억원을 판매했다.

안정적이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면서 방망이를 짧게 쥐려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매출채권 펀드를 설정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불거진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대부분의 판매사들이 기존 판매한 사모펀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점검했다. 옵티머스 매출채권 판매 잔고가 가장 많은 NH투자증권도 실사에 나섰지만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펀드 명세서 등을 위조하며 관리망을 피했기 때문이다. 부실 채권을 담았지만 공공기관 매출 채권을 담은 것 처럼 서류를 위조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은 문서 위조가 법무법인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서 작성을 법무법인에 위탁을 했는데 투자하기로 한 협력업체에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자산에 계약을 했지만 투자는 협력업체에 한 것처럼 변호사가 서류를 위조를 했다는 것이다. 펀드 운용의 문제점을 발견해 판매사에 관련 사항을 통보했고 피해자 구제를 위해 판매사들과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운용사도 사기에 당했다는 입장이지만 정황상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H법무법인 소속 Y변호사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등기 임원이라는 점이다. 만약 사내 이사가 연관된 사기건이라면 옵티머스자산운용 일부 직원들이 사안을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부실 채권 편입 후 사무 수탁을 맡은 한국예탁결제원에 공공기관 매출 채권으로 이름을 바꿔달라고 직원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탁결제원에 정보를 보내는 것은 법무법인이 아니라 운용사 내부 직원이 담당하는 만큼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법무법인 변호사가 사기를 주도했다는 입장도 이해하지만 운용사가 100%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감원이 조사를 하는 만큼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기업 '매출채권 펀드' 리테일서 입소문…옵티머스 존재감 부각

옵티머스 매출채권 펀드는 당초 법인전용 펀드였으나 PB들의 요구가 잇따르면서 리테일로 판매가 확대된 상품이다. 매출채권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수익률 3~4%대를 개인 투자자들이 만족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PB센터를 통해 개인투자자 용도의 펀드 설정 요구가 빗발쳤고 인기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앞서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전문투자자 용로로 매출채권 펀드 설정을 추진했으나 확보에 애로를 겪으며 보류된 적이 있었다. 매출채권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데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매출 채권을 제공하는 기업에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 등을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상품이 인기를 얻자 NH투자증권도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품 구조상으로는 복잡하거나 큰 문제가 없던 것으로 파악된다. 공기업 매출 채권을 담아 운용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상품을 판매한 한 PB는 "운용사 설명회도 참석했었다"며 "공공기관 매출 채권을 편입하고 연 3%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판단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부실 채권을 편입하는 등 결국 펀드 사기건으로 불거지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환매 연기 사태가 불거지기 전 부터 현장 조사를 위한 채비를 하고 있었던만큼 빠르게 사태 파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사태를 파악한 후 사기 혐의에 대해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 통보를 진행하는 단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측은 "환매 공문 발송 전 운용사와 대책회의를 했고 법무법인 대표변호사가 와서 혐의를 시인했다"며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만큼 결과를 지켜볼 예정으로 고객자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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