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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EUV제조업 점검]'EUV라인 물꼬' 디바이스이엔지, 브룩스 영토 뺏는다⑪화성 V1 라인 세정장비 선제공급 성공, 점유율 경쟁 박차

조영갑 기자공개 2020-06-29 07:36:45

[편집자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EUV(극자외선)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코스닥 상장 협력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EUV 반도체 공정과 관련 소재 국산화,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는 코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염제어장비 제조업체 '디바이스이엔지'가 기존 주력제품인 디스플레이 장비에 더해 반도체 세정장비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 EUV 공정의 확대를 계기로 이 분야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브룩스오토메이션(Brooks Automation·이하 브룩스)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겠다는 목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디바이스이엔지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EUV 전용라인인 화성 'V1' 라인에 풉 세정장비를 공급했다. 정확한 물량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브룩스에 앞서 공급했다는 점에서 일단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평택에 대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EUV 공정라인(P2)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급에 성공하면 향후 글로벌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풉은 일종의 웨이퍼 배달가방이다. 전공정이 끝난 웨이퍼가 풉에 담겨 다른 공정으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풉 내부에 있는 이물질을 '풉 세정장비'가 세척한다. 디바이스이엔지는 2002년 설립 이후 오염제어 기술을 특화해 왔다. 최근 반도체 공정이 극도로 미세화되면서 내부 이물질도 늘어난 만큼 풉 세정장비 성능이 반도체 수율을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풉 세정 오토메이션(자동화장비) 분야는 브룩스가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점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매출액은 9500억원 수준으로 디바이스이엔지(432억원)의 20배가량 된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라인은 그동안 브룩스에서 장비를 공급했다. 하지만 디바이스이엔지가 EUV 라인에 물꼬를 터 향후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화 세정장비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로 꼽히는 브룩스에 앞서 디바이스이엔지가 화성 EUV 라인에 (풉 세정장비를) 먼저 납입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점"이라며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평택을 중심으로 한 EUV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만큼 디바이스이엔지의 풉 장비 공급선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바이스이엔지의 풉 세정장비 '오클린'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평택 P2 라인에도 공급을 확정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디바이스이엔지는 올해 2월부터 삼성전자와 45억원, 60억원, 27억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이중 60억원 규모의 계약은 계약기간이 올해 연말로 설정돼 있어 평택 P2 라인의 양산시기와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디바이스이엔지 측은 확인해 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디바이스이엔지 관계자는 "아직까지 브룩스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점차 자사 점유율을 상승시킨다는 목표"라며 "3D 낸드 공정에 납품을 시작한 데 이어 비메모리 분야에 진출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EUV공정을 포함해) 비메모리 공정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 그만큼의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탓 디스플레이 장비 재고 부담↑

디바이스이엔지는 반도체 영역과 더불어 전통적 캐시카우인 디스플레이 분야의 공급망을 확대해 올해 실적을 반등시킨다는 계획이다. 디바이스이엔지는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1153억원, 109억원을 각각 기록한 후 2018년 932억원과 163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2017년 대비 3분의 1 수준인 매출액 432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디바이스이엔지는 설립 이후 디스플레이 세정장비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켰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파인메탈마스크(FMM) 세정장비를 독점공급하고 있다. 이외에 중국 BOE를 비롯한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에 세정장비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다.

올해 우한차이나스타(Wuhan China Star Optoelectronics), BOE 등 중국 굴지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면서 1242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은 고무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이중 반도체 부문 수주액은 132억원 가량이다. 납기일정에 이변이 없다면 올해 최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일시적으로 늘어난 재고는 부담이다. 디바이스이엔지의 재고자산은 2019년 257억원에서 올해 1분기 427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원가 대비 재고자산 누적분이 2019년 9.5개월에서 올해 1분기 14.2개월로 늘어났다. 재고자산의 회전율이 떨어진 셈이다. 올해 2월을 기해 공급사가 위치한 우한시의 인적, 물적통로가 전면적으로 막히면서 수주 장비를 제때 공급하지 못한 탓이다. 우한차이나스타 측의 공급기한은 당초 6월에서 8월로 연장됐다.

디바이스이엔지 관계자는 "현재 물류가 상당 부분 풀린 상황이지만 인적교류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면서 "회사 측 엔지니어가 (우한에) 들어가서 설치를 해야 매출액으로 확정 반영이 되는데 이 일정이 지연되면서 재고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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