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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조영철 한국조선해양 부사장, EU심사 '깊어가는 고민''내년 이후 대우조선해양 CB 조건 변경·1조 유동성 지원 계획

박상희 기자공개 2020-06-29 14:11:1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6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속노조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심사 과정 개입으로 한국조선해양 재무라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과 EU 합병 심사 승인 등을 선결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향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사 승인 관련 재무 부서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영구채로 출자전환한 대우조선해양의 2조3000억원 규모 CB(전환사채)는 금리 지급 등 관련 계약 변경을 EU 등 각국 정부 인허가 취득을 선결조건으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한국조선해양이 추가적으로 지원에도 나서야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반대를 외치던 금속노조는 EU 합병 심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 3자 지위'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관련 각종 자료를 열람하고 청문회가 열릴 경우 이해당사자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됐다. EU의 합병 심사 기한은 오는 9월 3일로 정해졌다. 심사 기한이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향후 금속노조 활동이 심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조선해양으로선 애가 탄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 관련 조건이 대부분 국내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 거래 종결을 위해 필요한 정부인허가를 모두 취득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사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계약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조영철 부사장이다. 조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2014년 현대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의 경영 위기가 불거졌을 때 '키맨' 역할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 때도 CFO로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2017년 현대중공업 물적분할과 현대로보틱스(현 현대중공업지주) 설립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했고,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출범을 통해 중간지주사 형태까지 완성됐다. 중간 조선통합 지주사(현 한국조선해양)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형태의 거래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재무 및 지배구조 작업과 관련해선 그룹 내 1인자로 불리지만, 현재 상황에선 조 부사장도 어쩔 도리가 없다. EU를 비롯한 각국의 합병 심사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3월 열린 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한국조선해양 재무라인의 역할은 각국 심사 스케쥴을 감안해 올해가 아니라 내년 이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맺은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 산업은행의 크레딧 라인을 통해 1조원을 선인출 하고 한국조선해양이 1조원 상당을 2021년까지 추가로 지원할 것을 약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출자전환 CB 역시 심사 승인을 전제로 2021년 이후 이자 지급 및 상환 조건 등을 논의해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에 걸쳐 대우조선해양 채무 약 2조3000억원으로 무보증 전환사채로 출자전환했다. 만기가 30년인 영구채로, 선택적 이자지급정지가 가능해 현재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발행 조건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까지 연 1%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신용도에 따른 시장금리에 일정 스텝업(Step-up) 금리를 가산하는 방식이라 금리 지급과 관련한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상환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한국수출입은행과 해당 CB 발행 조건 변경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각국 심사 승인이 선결돼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총 4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현대중공업의 조선중간지주와 사업자회사로의 분할,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조선중간지주에 현물출자 후 그 대가로 조선중간지주의 신주 취득, 조선중간지주의 증자 및 대우조선해양에의 1조5000억원 증자가 주요 내용이다. 현재 분할만 이뤄졌을뿐 나머지 일정은 모두 심사 승인 이후로 예정돼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심사 승인이 순조롭게 마무리 된다는 전제 하에 진행될 유상증자와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할 유동성 등을 감안해 현금성자산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현금및현금성자산(별도기준)은 지난해 말 7180억원에서 올 3월 말 기준 1조1713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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