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하림, 악조건 딛고 사모채 발행 2.5년물 250억…3년 연속 실적 내리막, 공급과잉 탓

이경주 기자공개 2020-06-30 13:40:4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9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육가공 업체 하림이 사모채 시장에서 2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각종 악조건을 딛고 성사된 딜이라 눈길을 끈다.

하림은 주력제품인 육계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3년 연속 내리막길에 있다. 재무도 그만큼 악화됐다. 특히 코로나19 파장 이후 신용도가 열위한 기업은 회사채 시장에 명함도 못 내미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업계에선 하림이 지닌 브랜드파워에 시장이 신뢰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림은 국내 닭고기 시장 1위 사업자다. 일회성 악재들이 가시면 실적과 재무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믿었다.

◇2.5년물 250억 발행…8년만의 회사채

하림은 29일 25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가 2022년 12월까지인 2.5년물이며, 표면이율은 4.2%다. 대표주관과 인수단 역할은 모두 한양증권이 맡았다. 이번 사모채에는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걸려있다. 발행일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시점까지 신용등급이 2노치 떨어질 경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하림은 공식 신용등급은 없다. 2012년 7월 발행한 마지막 공모채(3년물 300억원)가 만기상환된 탓이다. 당시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었다. 하림은 이번 사모채 발행을 위해 비공식 신용등급으로 BBB+를 평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림은 지난 26일에도 100억원 규모 2년물 사모채를 4.1%이자율로 발행한 바 있다. 8년 만에 잇따라 시장성조달에 나섰다.

업계에선 각종 악조건을 딛고 성사시킨 딜로 평가하고 있다. 하림은 3년 연속 실적이 내리막이었다. 육계 수요처인 프랜차이즈 시장은 최저 시급 인상과 경기불황 여파로 둔화되고 있는 반면, 육계 공급처는 늘어나 공급과잉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2017년 8673억원 매출이 2018년 8286억원, 지난해 8059억원으로까지 줄었다. 올 1분기에도 매출이 1856억원으로 전년 동기(2102억원)에 비해 1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엔 222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론 적자만 지속했다. 2018년 121억원, 지난해 399억원, 올 1분기에도 165억원 순손실을 냈다.


이 탓에 재무적부담도 늘었다. 2017년 말 부채총계는 3133억원, 부채비율은 101.4%에 그쳤다. 하지만 올 1분기 말 부채총계는 5757억원, 부채비율은 220.9%로 상승했다. 총차입금이 2017년 말 2127억원에서 올 1분기 말 4943억원으로 늘어난 여파다. 특히 같은 기간 단기성 차입금이 1990억원에서 3675억원으로 두배 규모로 불었다. 올 1분기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의존도가 43.9%에 이른다. 지속적인 차환 부담이 생겼다는 의미다.

특히 하림이 속한 BBB+급은 코로나19 파장 기간인 4월 이후론 투심이 급격이 위축된 구간이다. 공모채 발행에 도전한 발행사가 두 곳에 그친다.

◇육계 1위 지위에 시장 신뢰

이 같은 악조건을 감안하면 이번 사모채는 성공적이다. 차입장기화로 차환 부담을 낮춘데다 금리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하림 단기차입 비중이 높은 이유는 그간 은행권차입을 핵심 조달수단으로 삼은 탓이다. 8년 만에 2~2.5년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조금이나마 차입구조를 장기화 시켰다..

이번 금리는 동급(BBB+) 평균에 비해선 크게 저렴하다. 26일 기준 2.5년물 사모채 평균금리는 5.269%, 2년물은 4.933%다. 하림 2.5년물(4.2%)과 2년물(4.1%)이 이보다 70~100bp 가량 낮다. 2.5년물에는 풋옵션이 걸려있지만 신용등급이 단기에 2노치나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에 발행사에 부담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육계 1위라는 막강한 시장지배력에 투심이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하림 닭고기 제품 시장 점유율은 약 19%다. 현재 35여개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지만, 구조조정 등이 진행되면 결국 하림 실적과 재무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 투심이 위축되면서 하림 역시 이번 발행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며 “하지만 육계 1위라는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안정성을 믿어주는 투자자가 있어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