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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맞는 청호컴넷, 부실 재무구조 '대청소' [오너십 시프트]②420억 결손금 보전 목적 '주식분할→9대1감자' 추진, 1년 내 상환 채무 230억 상당

신상윤 기자공개 2020-07-09 08:26:3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1: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현금지급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시장을 주도했던 청호컴넷이 새 주인을 맞을 채비에 나선다. 지난 10년간 적자경영을 면치 못했던 청호컴넷은 수백억원 규모의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분할과 무상감자 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가증권 상장사 청호컴넷은 이달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분할과 무상감자 등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최근 지창배 회장 등 오너일가가 최대주주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집됐다. 지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청호컴넷 200만주를 2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이 계약의 골자다. 양수인은 에스디홀딩스컴퍼니와 파워스캔그룹이다.

청호컴넷의 새 주인은 주식분할과 무상감자 등을 통해 자본잠식에 빠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청호컴넷은 2019년 사업연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률 83.8%를 기록하며 올해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은 자본금의 100분의 50 이상이 잠식된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청호컴넷은 2010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이어왔다.

이번 임시주총에 상정된 안건이 의결되면 우선 액면금액 5000원 보통주 1주를 액면금액 500원의 보통주 10주로 분할한다. 권리배정 기준일은 다음 달 17일이다. 또 같은 날 액면금액 500원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도 진행된다. 감자 비율은 90%로, 청호컴넷의 자본금은 42억8800만원 규모로 변경된다.


청호컴넷은 이 과정을 통해 자본금 386억원 상당을 결손금 보전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결손금 420억원을 온전히 보전할 수 없지만 규모를 34억원 상당으로 크게 줄일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액면금액이 500원으로 변경되는 만큼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의 기회도 열린다. 지난 3일 종가 2980원은 현재 액면금액인 50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더라도 할인율 적용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액면금액이 500원으로 변경되면 시세(주가) 대비 할인율 적용이 가능해 유상증자 등이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호컴넷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39.9% 수준이다. 지난해 말 631.7%과 비교해 절반가량 하락했지만 1년 내 상환해야 할 채무액은 230억원에 달해 재무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내년 5월과 10월에 각각 60억원씩 총 120억원의 전환사채 상환도 앞둔 만큼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CD·ATM 시장을 주도했던 청호컴넷은 대기업 계열사들의 ATM기 시장 진출과 금융권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핀테크 산업의 발전과 현금사용량 감소 등의 영향도 받았다. 여기에 금융권으로부터 제기된 ATM 제조사 가격담합 소송도 발목을 잡았다. 이 소송은 최근 대법원 판결로 청호컴넷과 계열사 청호메카트로닉스가 각각 57억원, 30억원 상당의 소송액을 부담하게 됐다. 공동 피고들의 손해율을 산정해 나온 값이다.

청호컴넷 관계자는 "회사가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새로운 경영진 측에서 주식분할과 감자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상황"이라며 "이번 경영진 교체와 신규 사업 정관 반영 등과 맞물려 관련 내용이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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