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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그룹·제주항공에도 '아시아나 출신' 약진 [항공업 구조조정]전문성·네트워크 경쟁력 평가, "대한항공 못지 않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10 08:16:3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공업계 안팎에서 아시아나항공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저비용항공(LCC)업계 맏형인 제주항공을 이끄는 김이배 대표와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김세영 대표가 간판격이다.

특히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반도그룹도 김호균 전 아시아나항공 상무를 영입해 투자운용부문 대표자리에 앉혔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아시아나항공에 장기근무하며 항공업 관련 전문성을 쌓았고 폭 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회계이슈 등으로 휘청이는 과정에서 인력유출이 발생했고, 내부 결속력이 약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본다.

반도그룹은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업구조를 건설부문과 투자운용부문으로 개편했다.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사업부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눈에 띄는 건 신설된 투자운용부문 수장에 아시아나항공 출신 김호균 대표를 선임했다는 점이다. 재무·법률 관련 이력 때문이지만 한진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항공업 경험도 고려됐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반도그룹의 러브콜을 받고 최근 합류했다. 반도그룹은 지난 4월쯤부터 김 대표 영입을 위해 평판조회 등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금호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본부 및 주요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2008년 처음 금호그룹에 몸 담은 이래 금호산업 상무보와 부동산관리업체인 금호사옥의 사내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건설과 부동산 분야 경험을 갖춘 재무전문가라는 점에서 반도그룹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웨일즈대 법학과와 버밍엄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하나은행을 거쳐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재무담당 임원을 지냈다. 지난해 초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한정 사태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이배 전 경영관리본부장과 함께 사표를 썼다.

특히 반도그룹이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에 참여하는 등 공격적으로 지분율 확대에 나서면서 김 대표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항공업 경험을 갖춘 재무, 법률 전문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반도그룹은 김 대표 영입으로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단점을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공교롭게도 김 대표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떠났던 김이배 전 본부장(사진)은 지난달 제주항공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애경그룹은 지난 5월 2020년 상반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에 김이배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포함된 5명의 대표이사와 1명의 CFO 중 외부인은 김 부사장이 유일했다.

김 부사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30년 넘게 근무하고 얼마 전까지 자회사 LCC인 에어부산·에어서울에서 등기이사를 지내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국내 2위권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애경그룹은 김 부사장 영입에 대해 "제주항공의 위기극복과 미래도약을 위한 토대 구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반기 첫 취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김세영 대표 역시 아시아나항공 출신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변경면허 획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를 영입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김 대표가 경영 전반을 맡고 변호사 출신 투자전문가 심주엽 대표가 투자유치 및 재무분야를 담당하는 각자대표 체제다.

이같이 아시아나항공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으로는 일단 항공업에 대한 이해가 깊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사업 영위에 각종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 특성상 오랜 경험을 통해 확보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수십년간 한 분야에서 근무하며 갈고 닦은 경험과 노하우 등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반도그룹이나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의미다.

특히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인력 유출이 발생하는 등 내부 결속력이 약해진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호균 대표와 김이배 대표 모두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다. 이 밖에도 국내 대형항공사(FS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밖에 없어 인력풀 자체가 한정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는 아시아나항공도 업력 30년을 넘기며 대한항공 못지않은 인력을 배출하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동안은 주로 대한항공 출신들이 항공사의 대표나 국토교통부의 요직을 맡을 경우가 잦았다. LCC 티웨이항공의 정홍근 대표 역시 대한항공 출신이다. 하지만 이젠 아시아나항공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항공사가 두개여서 인력풀 자체가 넓지 않은 편"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도 이제 대한항공 못지 않게 인력을 배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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