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유니테스트, 151억 통 큰 투자 왜? 낸드·SSD 테스터 등 다각화로 반등 모색, 1분기 R&D 비중 23.2%
윤필호 기자공개 2020-07-17 12:14:2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5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디바이스 검사 장비 개발업체 '유니테스트'가 최근 실적 부진에도 과감한 투자로 반등 모색에 나섰다.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평택 부지에 신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핵심 제품인 D램 번인 테스터 의존도를 줄이고 낸드(NAND)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확장 정책의 일환이다.15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유니테스트는 신공장 증설에 15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생산능력(CAPA)을 확대해 사업 다각화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적이다. 공장은 평택에 보유하고 있는 부지에 건설할 예정이며 내년 6월 말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다만 신공장 설립 이후 생산라인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유니테스트는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장비 업체다. 주요 고객사 SK하이닉스 등에 주력 제품인 D램 번인 테스터를 공급하며 성장했다. 최근 사업 영역을 넓히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D램 번인 테스터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였지만 2년 전부터 낸드 테스터와 SSD 테스터 등 개발을 추진해 제품을 다각화했다. 고객사도 중국 등 해외 업체로 확장을 추진했다.
신공장 증설도 이 같은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전방업체들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 D램 메모리 반도체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낸드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이에 협력 업체들도 고객사의 행보에 발맞춰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니테스트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 확장을 진행했는데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작지만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면서 "아직 완공 이후 생산라인 등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미리 공장을 지어놓고 사업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테스트는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불렸던 2018년 호황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19.5%, 118.3% 늘어난 715억원, 24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과 함께 실적 부진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SK하이닉스와 하이셈 등 전방업체들이 투자를 줄인 데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서 신규 수주가 제한적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1분기 영업손실 57억원, 당기순손실 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2% 줄어든 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실적 부진에도 기존 D램 번인 테스터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오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공장 증설 이외에 연구개발(R&D)도 강화하고 있다. 1분기 R&D 비용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2%다. 2018년 6%, 2019년 9%와 비교하면 비중을 대폭 늘린 셈이다.
이번 투자는 자체 보유 현금으로 조달이 가능한 수준이다. 유니테스트는 838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2018년 반도체 호황기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643억원 유입된 덕분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7년 말 기준 390억원이었지만 1년 만인 2018년 말 두 배 이상인 799억원으로 늘었다. 신공장 투자 결정 직전인 1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83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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