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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장병식 현대카드 CRO, '채안펀드까지' 유동성 확보 총력코로나19 여파 차단, 장기차입 확대 선제적 자금관리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07 08:38:4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6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는 올들어 장기차입 비중을 키우고 현금성자산 확보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른 카드사들이 조달비용이 높아 활용을 꺼렸던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적극 뛰어든 것도 그 연장선이다.

◇조달처 다각화, 현금성자산 확보…유동성 지표 개선 '뚜렷'

현대카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 비중은 34% 수준이다. 언뜻 높아 보이나 1분기 신규 조달 중에서 1년 이내 상환 부담이 있는 차입은 약 14%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단기 차입 비중을 줄이고 장기 차입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경색된 상황에서도 최대한 장기 차입을 추진해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더 큰 위기상황을 대비해 상환 부담이 있는 단기 조달 비중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성자산도 늘렸다. 즉시 인출 가능한 금융상품을 포함한 현대카드의 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기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1년 전 1조5000억원보다 6000억원 가량 추가 확보했다. 현재는 여기에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해 유지하는 상황이다. 회사채 외에도 은행 대출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대체 조달원을 적극 활용했다는 전략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참고

이에 따라 유동성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90일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 부채 대비 즉시 가용 유동성을 뜻하는 '90일 커버리지비율'은 3월 말 기준 266.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 비율은 164.9%였으나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업계 최고인 삼성카드(409.7%)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90일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을 의미하는 원화유동성비율 역시 3개월 새 395.4%에서 475.4%로 개선됐다. 이 역시 업계 내에서 삼성(533.2%)·하나(530.2%)카드에 이어 높은 수준이다. 개선 폭(80%포인트)은 업계 톱이다.

독특하게 채안펀드를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앞서 4월 현대카드는 채안펀드를 통해 700억원을 조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전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자 채안펀드가 여전채를 인수할 때 신청했다. 조달 비용이 높아 활용 시 매력도는 떨어지지만 그만큼 유동성 확보를 중시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도 정부 정책지원이 있으면 활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는 총 3단계로 나눠 유동성 관리 정책을 상시 시행하고 있다. 단기·중기정책으로 나눠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을 관리하는데 최근에는 자금 경색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추세다. 장기적으로는 ALM비율, 즉 자산과 부채의 평균 만기를 관리한다. 부채를 더 장기화해 상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아울러 유동성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초 위기 단계별 컨팅전시 펀딩 플랜(Contingency Funding Plan)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기 계획 수립 이후 코로나19에 대비한 구체적인 위기 시나리오별 유동성 확보 방안을 구축했다.

◇건전성관리 '우수'…장병식 CRO "제도, 시스템 넘어 리스크문화 구축해야"

현대카드는 업계 내에서 건전성 지표가 가장 좋다. 대내외 환경 변화로 위기가 나타났을 때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위기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신용시장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자 내부적으로 신용위기를 선언했다. 고위험·취약 차주 중심의 전략을 강화해 여기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3분기 말 0.91%까지 치솟았던 30일 이상 연체율은 1년 뒤 신용리스크 비상대응체제 운영이 끝난 시점에 0.73%까지 개선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비해 국내·외 경기상황과 규제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자산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30일 이상 연체율이 0.79%로 직전 분기보다 10bp 가량 높아졌기 때문이다.


레버리지배율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5.21배로 감독당국의 기준치(6배)를 밑돌고 있다. 오는 10월 레버리지 한도가 8배로 늘어나도 현재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카드의 리스크관리를 총괄하는 장병식 카드리스크본부장·상무(사진)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현대캐피탈에 합류했다. 2016년부터는 현대카드에서도 겸직하고 있다.

2017년 1월부터 7월까지는 현대카드 리테일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작년 6월까지는 캐피탈 금융본부장을 맡았다. 다시 현대카드로 넘어와 카드리스크본부장을 담당하고 있다.

장 상무는 "금융사의 리스크관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리스크 문화"라며 "아무리 제도와 시스템이 잘 갖춰져도 리스크를 특정 부서에서만 관리하는 숫자로 인식하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강조한다.

영업, 심사, 컬렉션 등 금융사의 모든 영역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개인의 행동으로 리스크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는 조직 구성원들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Untact) 문화 확산에 관심이 커졌다. 기존 비대면 채널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고객이 주로 이용했으나, 이제는 연령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장 상무는 비대면 채널 이용 증가와 고객의 특성 변화를 고객 평가체계에 어떤 식으로 녹여내느냐가 추후 리스크관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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