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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비극 우려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 승계 '대단원' [지배구조 분석]지배구조 개편 이어 2세 모두 '회장' 승진, 형제간 지분 교환 '잔여 과제'

박기수 기자공개 2020-08-10 09:48:0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KCC그룹이 작년 유리 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KCC글라스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KCC의 유리 사업 일체를 자동차유리 사업을 영위하던 자회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에 넘기기로 했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익 회장이 최대주주인 곳이다.

# KCC건설이 KCC로부터 임차해 사용하던 사옥을 아예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작업은 이미 2~3년 전부터 진행되기 시작했다. KCC건설 측의 매입 의지가 강력했다고 전해진다.

# 최근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자 KCC그룹 2세들은 모두 '회장' 직함을 달았다. 정몽진 KCC 회장에 이어 정몽익 KCC글라스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정몽열 KCC건설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상영 명예회장(사진)은 한국 나이 기준 올해로 85세를 맞았다. 여전히 출근하면서 현안을 보고 받는다고 하지만 후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다.

이미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이 61세로 육순의 나이를 넘겼다. 그 이유에서인지 최근 KCC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자산 매각 등 교통정리에 한창이다.

정 명예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또한 2000년대 초 벌어졌던 현대그룹 '왕자의 난'을 생생히 목격한 증인이다. KCC그룹이라는 자신만의 사업을 키워내는데 열중하기도 바빴던 그는 비극이 연출되고 있는 가족사를 한 발자국 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현대가의 비극을 겪은 후 다시는 비슷한 일이 재현되지 않도록 사전에 후계 구도를 정해놓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고 전해진다.

◇2000년대부터 시작된 경영권 이양 작업

정 명예회장은 KCC의 사업 영역을 명확히 나눠 세 아들들에게 물려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알려진다. KCC는 장남에게, 유리 및 자동차유리 사업은 차남에게, 건설은 삼남에게 물려주기로 했다. 사업 분야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추후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형제간 경영 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셈이다.

그 다음 단계는 각 아들들에게 할당된 사업에 관해 경영권을 이양하는 작업이었다. 이 계획은 2000년대부터 시작됐다. 2000년 KCC 회장에 임명됐던 정몽진 회장은 2003년까지만 해도 최대주주가 아니었다. 그러다 2004년 정 명예회장이 세 아들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자연스럽게 정몽진 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정몽진 회장은 꾸준하게 KCC 주식을 매수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현재 정몽진 회장의 KCC 지분율은 18.4%다.


유리 사업을 맡았던 정몽익 회장은 2003년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정몽익 회장이 깃발을 꽂은 곳은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KCC가 합작으로 세운 코리아오토글라스였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설립됐던 2000년에만 하더라도 정몽익 회장의 개인 지분은 없었다. 그러다 2003년 KCC로부터 주식 400만주(20%)를 175억7532억원에 사들이며 개인 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다 2015년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KCC와 아사히글라스의 지분율이 낮아졌고 자연스럽게 정몽익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2017년 아사히글라스가 지분 10%를 남겨놓고 잔여 지분을 정상영 명예회장·정몽익 회장에게 매각하면서 정몽익 회장의 지분율은 25%로 높아졌다.

이밖에 정몽익 회장은 최근 KCC에서 인적 분할된 KCC글라스(유리 사업 부문)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KCC에서 인적 분할됐던 터라 현재 KCC글라스의 최대주주는 정몽진 회장이다. 정몽익 회장의 지분율은 8.8%에 불과하다. 업계는 추후 두 회장이 서로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 등을 거쳐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의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삼남 정몽열 회장 역시 KCC건설 내에서 2003년 지분율의 변화가 있었다. 기존 지분율 0.01%에 그쳤던 정몽열 회장은 2003년 KCC 등으로부터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10.12%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2004년 추가 장내매수를 통해 14.81%까지 확보했다가, 2009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지분을 증여하면서 지분율이 24.81%까지 높아졌다.

이후 2016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보유 중이던 KCC건설 지분 전량을 정몽열 회장에 추가 증여하면서 현재의 지분율(29.99%)이 만들어졌다. 현재 정몽열 회장은 KCC(36.03%)에 이어 KCC건설의 2대 주주다.

완벽한 분리 경영을 이뤄내려면 정몽열 회장 역시 KCC를 넘어 KCC건설에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정몽열 회장 역시 KCC와 KCC글라스에 지분 5.2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이 지분들을 활용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대단원에 가까워지는 승계 시나리오

정 명예회장의 혜안 덕에 KCC그룹은 현재까지는 별다른 잡음 없는 '깔끔한'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다. 2세들이 모두 회장 직함을 달았고 지배구조 개편도 큰 틀이 잡혔다. 아직 승계 시나리오가 완료되지 않은 이유는 앞서 언급된 형제간 지분 교환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형제간 지분 교환이 현실화할 경우 KCC그룹은 KCC와 KCC글라스, KCC건설이 모두 지분 관계에 크게 얽히지 않고 세 아들이 최대주주인 구도가 만들어진다. 이는 현재 SK그룹의 형태와 비슷하다.

SK그룹의 경우 현재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SK㈜를 중심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를 지주사로 삼아 SK가스, SK케미칼 등 자신만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두 기업집단간 지분 관계는 크게 없지만 모두 SK그룹으로 묶인다. 업계는 KCC그룹 역시 이와 같은 모습으로 갈 것으로 예측한다.
(왼쪽부터)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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