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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리뷰]네이버·카카오, 보고서 준비하는 IT 맏형들시총 4·9위로 규모 커져…글로벌 기업 중 구글 사례 참조

서하나 기자공개 2020-08-21 13:10:07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커진 덩치에 맞게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정교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속가능 경영은 2000년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부각되면서 주요한 경영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 IT 플랫폼 기업 중에선 최초 사례인 만큼 해외 기업인 구글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가 좋은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 때가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두 회사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면 국내 IT 기업 중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세계적으로 지속가능경영 이슈가 부각된 시기는 약 20년 전부터다. 전통 기업들에 단기 수익성이 강조되던 1980년대에는 환경을 해치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90년대 산업공해, 난개발, 생태계 파괴에 대한 피해집단 발생이 부각되면서 환경경영의 중요성이 처음으로 대두됐다. 2000년대엔 노동자의 인권,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도 주요한 경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총망라한 등장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바로 지속가능한 경영이었다.

국내에서 해당 이슈가 부각된 시기는 좀 더 늦었다. 2003년 삼성SDI, 현대자동차, 교보생명보험 등 총 3곳의 기업이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후 2008년 한국생산성본부는 미국 다우존스와 손잡고 매년 상위 200개 그룹을 대상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제출받아 평가하기 시작했다. 제출 의무를 진 기업은 없었지만 이후 지속가능 경영 이슈와 기업의 재무적 성과 등이 유의미하게 연계된다는 연구결과가 연달아 나왔고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어느덧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 발간은 내로라하는 기업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책무나 다름없게 됐다.

ICT 업계만은 예외였다. 기본적으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고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직접적으로 환경 이슈와 연관성이 비교적 적었던 영향도 있었다. 지금껏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통신사를 제외하면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이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게임사를 포함한 IT 기업 중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사례는 없었다.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IT 업계 맏형의 타이틀을 넘어 국내 기업 시가총액 10위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20일 종가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50조원, 약 32조원으로 각각 시총 4위와 9위다. 코스피 상장사 중 시총 10위권 기업을 살펴보면 331조원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바이오로직스(53조원), SK하이닉스(52조원), LG화학(47조원), 셀트리온(41조원), 현대자동차(33조), 삼성SDI(29조원) 등이다.

단순히 기업의 크기로만 보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당장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전혀 없단 결론이다. 양사는 자산총액으로도 이미 대기업 혹은 준대기업에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 자산총액 14조원이 넘는 카카오와 자산총액 약 9조5000억원인 네이버를 각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구글이 남긴 지속가능 경영 발자취

IT 기업은 직접적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만큼 환경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IT 기업들은 온라인 서비스를 비롯해 데이터 센터, 전자제품 생산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7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google sustainability report)를 발간해온 구글의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

구글이 발간한 2018년, 2019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google sustainability report). 출처 : 구글 홈페이지.

2019년 구글이 발간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예시로 보면 자동화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효율성을 끌어올린 데이터센터(Designing efficient data centers), 탄소없는 에너지(Advancing carbon-free energy), 지속 가능한 업무환경 조성(Creating sustainable workplaces), 더 나은 전자기기와 서비스 제조(Building better devices and services), 기술을 이용한 이용자 권한 부여(Empowering users with technology)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구글은 또 이와 별개로 총 4개의 주제로 구분한 비정기적 보고서도 발간하고 있다. 각 보고서의 주제는 환경(Environment), 공급망에 대한 책임(Responsible Supply Chain), 제품(Product) 사례연구(Case studies) 등으로 다양하다. 환경에 대한 보고서엔 기후변화(CDP Climate), 친환경 데이터센터, 환경·노동·사회적 영향력·인권에 대한 관점·반부정부패 이슈 등을 담은 비재무적 성과보고서(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 등을 담았다.

매년 발간하는 공급망에 대한 책임 보고서에는 구글 생태계와 연계된 밸류체인, 협력사 등을 공개하고 이들에 관련한 감사 결과를 오픈했다. 근로자에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지를 제공하고 윤리적이고 합당한 처우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과 비전 등도 담고 있다. 제품에 대한 보고서에는 크롬캐스트, PIXEL 4, 네스트 캠 등 구글의 대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원을 사용했는지, 어떤 자원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불필요한 포장은 줄였는지, 생산과정에서 비합당한 노동자 대우는 없었는지 등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 범위 역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등 IT 플랫폼은 물론 게임, 콘텐츠, 모빌리티, 간편결제, 커머스, 금융 등이 모두 양사의 공통 사업 분야다. 상반기 말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각각 44개, 97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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