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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카카오게임즈의 화려한 입학식 thebell note

성상우 기자공개 2020-08-31 07:36:36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8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과 밴드 최상단을 웃도는 가격'. 지난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카카오게임즈의 성적이다. 정확한 집계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지난 7월 역대급 흥행몰이를 하며 상장한 SK바이오팜을 제치고 경쟁률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게임즈는 2년 전 이미 코스닥 문을 한 차례 두드렸으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번 상장 재추진은 수험생에 비유하자면 '재수'인 셈이다. 다음달 증시 입성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가 받은 가채점표 점수는 월등하다. 2년 전 무리수를 두지 않고 차분하게 재수를 택한 건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였다.

2년 전 6월 카카오게임즈의 숙원은 2조원 넘는 가치를 인정받으며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시장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계 감리 과정이 길어지면서 상장 적기도 놓쳤다. 결국 시장의 냉대 속에서 계획을 접어야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카카오게임즈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SK바이오팜 상장 때 화제가 됐던 공모주 청약 열풍이 더 뜨겁게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수개월 전부터 올해 최대어급 IPO 후보군으로 꼽히며 언론과 시장 관계자들 입에 오르내리더니 올해 증시에 입성하는 동기생 중 가장 화려한 입학식을 치를 전망이다.

2년 사이 이렇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체적인 체질개선 노력이었다. 시장의 투자심리가 당시보다 개선된 탓도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 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영리하게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왔다. 공격적인 개발사 M&A를 전개하면서 외형과 내실을 모두 다졌다. 1181억원 규모 엑스엘게임즈 M&A로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하드코어 장르 개발역량을 보완했고 3~4곳의 중소개발사를 추가로 영입하면서 RPG 장르 라인업도 확보했다. 이 기간 매출과 이익률은 높아지고 부채비율은 낮추는 등 재무구조 개선도 이뤄졌다.

오랜만에 대형 신작이 나오면서 추가 성장 기대감도 커졌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이번 신작은 글로벌 메가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배출한 크래프톤의 차기작이다. 때맞춰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언택트' 트렌드의 수혜도 게임업종에 몰리면서 카카오게임즈는 순풍에 돛 단 배가 됐다.

재수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입학식을 마치고 나면 더 큰 과제를 받아야한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그에 합당한 이익을 내면서 주주들에게 과실을 분배해야하는 상장사로서의 책무다. "글로벌 불황이 오히려 우리에겐 기회"라는 남궁훈 대표의 말처럼 성공적인 새내기 생활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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