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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조 에비타 SKT에 자사주 매입 경고음…지나친 걱정? 5000억 유출, 등급 버퍼 근접 요소 지목…'과잉 우려 vs 부담 요소' 의견 분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9-08 14:41:3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드러냈다. S&P는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A-' 신용등급 방어 여력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이 등급 하향 트리거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P의 의견에 대한 업계 평가는 분분했다. 현금성 자산과 연간 영업이익 규모 등을 감안할 때 5000억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이 미칠 효과는 비교적 미미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SK텔레콤이 글로벌 기준으로 'A-' 수준의 크레딧을 평정받고 있긴 하지만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해석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반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 현금이 유출되는 만큼 신용도 측면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앞서 S&P가 주주 환원 정책 확대 등을 이유로 국내 기업의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주시했던만큼 평정 논리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합당했다는 설명이다.

◇SKT, 자사주 매입…'5000억'에 크레딧 타격 입을까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부터 2021년 8월 27일까지 1년에 걸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보유 자사주는 760만주 가량으로, 전체 주식의 9.4%를 가지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화 방안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의 결정에 S&P는 신용등급 유지 여력이 감소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자사주 매입으로 SK텔레콤의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adjusted debt-to-EBITDA ratio, SK하이닉스 제외)이 2.2~2.5배로 증가할 것이란 추정이다. 다만 SK텔레콤의 주요 사업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즉각적인 등급 하락을 결정하진 않았다.

S&P가 자사주 매입을 지목한 건 해당 자금 유출로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0.1배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 이전에는 SK텔레콤의 해당 지표를 2.1~2.4배로 했던 관측했던 것이다. 전보다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검토 기준이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 2.3배 상회'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읽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지난해 3월 SK텔레콤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 당시 S&P는 2018년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2.4~2.5배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정적' 아웃룩을 달 당시와 자사주 매입 결정 전후 시기와 무관하게 해당 지표 추정치는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표 변화에 대한 경고를 줄 의무가 있다 해도 영향력이 미미한 자사주 매입을 지적하기엔 무리가 아니었냐는 설명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사 규모 상 5000억원 자사주 매입으로 크레딧 여력을 걱정하기엔 침소봉대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연간 5조원 안팎의 EBITDA를 벌어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말 잉여현금흐름(FCF)은 4536억원 수준이었다. 지속적인 투자로 차입부담이 늘고 있긴 하지만 현금창출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자사주 매입을 등급 하향 요소로 거론하기엔 무리가 아니냐는 설명이다.

◇주주환원 정책 우려 일환 옹호도…국내외 등급차 반영

다만 S&P가 국내 기업의 재무정책을 주시해왔다는 점에서 평정 논리에 일관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S&P는 지난해 한국 기업의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신용도 하향 압력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하면서 배당·자사주 매입 확대 등의 주주환원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

실제로 S&P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 대해 차입금 증가와 배당 부담 심화 등을 이유로 크레딧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BBB+에서 BBB등급으로, SK E&S의 BBB등급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현금이 유출되는 요인이기 때문에 신용도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S&P가 앞서 언급했던 평정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신용등급 측면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인정받는 데다 등급 하향 트리거까지의 버퍼도 상당하다.

일례로 한국기업평가는 SK텔레콤 하향 검토 기준으로 'EBITDA마진 22.5% 미만', '순차입금/EBITDA 1.5배 초과 지속'을 제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말 SK텔레콤의 EBITDA마진과 순차입금/EBITDA는 각각 30%, 1.7배로 하향 트리거까지는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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