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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가 쓰는 '오픈 이노베이션' 새 역사 thebell note

심아란 기자공개 2020-09-14 08:03:1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5년새 전통 제약사들의 신년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신약개발의 시간을 단축하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전략인만큼 연초에 강조하기 더없이 좋은 사업 계획이다.

그동안 오픈 이노베이션은 구호에 그치지 않았고 바이오벤처 투자로 이어졌다. 올해 보령제약그룹은 투자 법인을 설립하고 펀드를 결성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약사들이 오랜 업력과 자금력을 앞세워 바이오벤처 키우기에 나서는 것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투자 패턴은 아쉬운 면도 있다. 거창한 타이틀과 달리 주식을 보유하는 단순 투자에 머무는 느낌 때문이다.

제약사는 유망한 곳을 발굴해 전적으로 밀어주기보단 여러 바이오벤처에 10억~30억원 정도의 자금을 분산해 투자한다. 연구개발 역량이나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공유할 정도로 유의미한 지분율을 확보하는 사례는 드물다. 중대형 제약사들은 견고한 체계 아래에서 의사결정이나 자금 활용이 유연하지 못한 점도 한계다.

'조심스러운 혁신' 분위기 속에서 바이오벤처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상반기 코스닥에 입성한 SCM생명과학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개척했다.

2018년 5월 이병건 대표가 취임하면서 구상한 사업 전략이다. SCM생명과학은 작년 2월 제넥신과 손잡고 미국에 코이뮨을 설립했다. 코이뮨의 전신은 아르고스 테라퓨틱스로 SCM생명과학은 총 65억원을 투입해 지분 51%를 확보했다.

지난 1월에는 코이뮨의 자회사가 이탈리아 바이오테크인 포뮬라를 인수합병했다. SCM생명과학은 코이뮨에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국내외 펀딩도 이끌었다.

SCM생명과학의 모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지놈앤컴퍼니도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에 나섰다. 8월에 미국의 바이오테크인 싸이오토 바이오사이언스의 경영권을 77억원에 사들였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협력하고 경영전반에 대한 노하우도 공유할 계획이다.

한 바이오벤처의 대표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많을 때 국내 바이오 산업이 성장했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지놈앤컴퍼니도 투자 결정을 앞두고 이병건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이런 고민과 경험이 축적되면 바이오 산업 역시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이다.

창업, 연구개발, 투자자 유치에 이어 오픈 이노베이션까지 웬만한 도전의 출발점에는 연륜과 경험으로 무장한 이들이 길을 안내해줄 수 있다. 바이오벤처가 새로 쓰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역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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