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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채권매각에 가려진 영업이익…실제 순위는 처분이익 제외시 메리츠·한화↓, 롯데↑…'빅3'는 변동 없어

이장준 기자공개 2020-10-07 07:36:1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5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체들은 본연의 수익성 약화를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권 매각을 택해왔다. 손해율 관리 실패를 채권매각이익으로 메우는 형태다. 이로 인해 각 업체들의 실질적인 이익창출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더벨은 최근 각 보험사들의 채권매각이익 내역이 담긴 분석보고서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각 손해보험사들의 채권 매각 이익 규모와 실질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가능했다.

수익성을 기준으로 보면 채권 매각 전후 보험사들의 실질 이익 규모 순위 차이는 상당히 컸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경우 채권 처분 규모가 업계에서 가장 많았고 롯데손보는 채권 매각 없이 대부분 이익이 실제 영업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순위도 달라졌다.

◇삼성·DB·메리츠 '세전이익' 업계 톱

법인세차감전이익(세전이익)은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 10개사(삼성화재해상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해상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농협손해보험·흥국화재해상보험·MG손해보험) 가운데 세전이익이 가장 많은 하우스는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8190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211억원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손보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다. 올 상반기에는 5975억원의 세전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09억원 증가했다.


다음은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뒤를 이었다. DB손보는 지난해 5051억원의 세전이익을 올렸다. 1년 전보다 2056억원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3741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50억원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상반기에도 수익성 2·3위 지위를 유지했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 각각 4669억원, 2981억원의 세전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1905억원, 1105억원 늘었다.

올 상반기 현대해상은 1년 전보다 201억원 많은 2523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하며 4위에 랭크됐다. 이후 KB손보(1556억원), 한화손보(891억원), 롯데손보(864억원), 농협손보(568억원), 흥국화재(156억원), MG손보(464억원 적자) 순이다.

지난해에는 대다수 손보사가 크게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이들 10개사의 세전이익은 지난해 통틀어 2조184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조3760억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0개 손보사 합산 세전이익이 1조971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년 동안 거둬들인 수익성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한화손보와 롯데손보는 지난해 각각 871억원, 720억대 세전손실을 기록했는데 올 들어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동이 제한되며 자동차 부문 손해율이 낮아진 영향이 주효했다. 지난해 이들 10개사의 합산 손해율은 108.8%로 2018년에 비해 3.6%포인트 상승했다. 올 상반기에는 105.7%로 1년 전보다도 0.9%포인트 하락한 수준이었다.

◇메리츠 채권처분 제외시 3→6위…현대 3위 부상, 롯데·흥국 '미미'

하지만 세전이익이 실질적인 영업을 통한 수익성을 대변하는 수치는 아니다. 채권 매각 규모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살펴보면 단기 손익을 맞추는 데 급급한지, 장기적 시야로 회사를 운영하는지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고금리 채권을 매각해 이익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제외했을 때 수익성을 봐야 실제 영업을 통한 이익창출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벨이 관련업계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10개사의 올 상반기 수익증권을 포함한 채권 처분이익은 7847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1조4598억원보다는 줄어든 수준이나 여전히 그 규모가 상당하다.

매각 대상 채권에는 국공채, 금융채, 특수채, 회사채, 수익증권, 외화유가증권, 기타유가증권 등이 포함돼 있다.

채권 처분이익은 매도가능증권 처분손익에서 매도가능증권 주식이익을 차감해 구한다. 다만 일부 오차는 있다는 게 업계 측 주장이다. 처분이익에 포함되지 않은 주식 배당이익이 주식이익에 포함되는 경우나 부동산펀드, 기업금융펀드 등 대체투자 처분이익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일부 손보사는 매출 증대에 따른 추가 상각 비용 적립에 따라 세전이익 평가가 줄어드는 왜곡 현상이 있다"며 "IFRS17이 도입되면 추가 상각분을 시가평가해 착시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준을 토대로 봐도 손보업계 자산규모 기준 '빅3'(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는 수익성 '톱3' 순위 변동이 없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처분이익(1370억원)을 제외한 세전이익은 1153억원이었다. 삼성화재(5162억원), DB손보(3064억원) 다음으로 많은 3위로 올라섰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순위가 뚝 떨어진다. 채권 처분이익이 가장 많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각각 6249억원, 2555억원의 채권 처분이익을 냈다. 다음으로 처분이익이 많은 DB손보(1605억원), 현대해상(1370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채권 처분이익을 제외하면 메리츠화재 수익성은 업계 2위에서 6위까지 밀려난다. 상반기 세전이익은 2981억원이지만 처분이익(2555억원)을 제하면 426억원에 불과하다. 채권 매각이라는 변수를 제외하면 농협손보(378억원)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한화손보도 채권 매각을 빼면 영업 실적이 부진하다. 세전이익만 놓고 보면 상반기 891억원으로 6위에 랭크됐으나, 580억원에 달하는 채권 처분이익을 빼면 실질적인 이익이 312억원에 그쳤다.


채권매각 효과를 제외했을 때 오히려 빛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롯데손보가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 롯데손보의 세전이익은 864억원을 기록했지만 채권 처분이익은 12억원에 그쳤다. 채권 처분을 제외한 수익성 기준 업계 순위로 보면 5위다.

흥국화재 역시 채권 처분 규모가 크지 않았다. 상반기 세전이익 156억원 중에 채권 처분이익은 3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세전이익 440억원 가운데 채권 처분이익은 36억원에 불과했다.

처분이익을 제외한 세전이익은 빅3에 이어 KB손보(967억원), 롯데손보(852억원), 메리츠화재(426억원), 농협손보(378억원), 한화손보(312억원), 흥국화재(119억원), MG손보(561억원 적자) 순으로 이어졌다. 단순 세전이익과 비교하면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가 각각 세 계단, 두 계단씩 내려온 6위와 8위다. 롯데손보는 두 계단 오른 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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